정체·대기오염 심각…정부 " 차량 줄이고 전철요금 지원"
(방콕=연합뉴스) 강종훈 특파원 = 태국이 심각한 교통 체증과 매연으로 유명한 수도 방콕에서 혼잡통행료를 징수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14일 현지 매체 방콕포스트와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태국 정부는 교통 혼잡과 대기 오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방콕 도심에 진입하는 차량을 대상으로 혼잡통행료를 부과할 방침이다.
당국은 징수 지역과 금액 등 세부 계획 마련을 위한 검토 작업에 착수했다.
쑤리야 증룽르앙낏 부총리 겸 교통부 장관은 영국, 싱가포르, 스웨덴, 이탈리아 등의 사례를 바탕으로 혼잡통행료 운영 모델에 대한 연구를 시급히 진행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쑤리야 부총리는 "6개월 이내에 연구가 끝날 것으로 전망한다"며 "현행법상 혼잡통행료 징수 권한은 방콕시에 있기 때문에 법 개정이 필요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징수한 혼잡통행료는 재무부가 운영하는 인프라 기금에 투입되며, 일부는 전철 요금 지원 등에 활용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부는 혼잡통행료를 징수하고 방콕 전철 요금을 20밧(약 800원)으로 정액화하는 방안을 구상 중이다. 혼잡통행료는 약 50밧(2천원)이 거론된다.
크리차논 아이야빤야 교통부 대변인은 영국 런던 모델이 적용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영국은 차량번호판 인식 카메라 시스템을 이용해 공휴일을 제외하고 요일별로 시간대를 정해 통행료를 징수한다.
인구가 1천만명 규모인 방콕은 면적이 1천568㎢로 서울보다 약 2.5배 넓다.
지상철과 지하철이 운행되지만, 노선이 부족하다. 자동차나 오토바이 의존도가 높으나 도로 사정도 열악하다.
교통 체증은 해묵은 과제지만 뾰족한 해결책이 없었다. 지난해 방콕시민들이 교통 체증으로 버린 시간이 4일 반이라는 조사 결과도 있다.
태국은 건기에는 공기 질이 세계 최악 수준으로 악화한다. 산불, 논밭 태우기 등과 함께 매연이 대기 오염 주범으로 꼽힌다.
방콕은 코로나19 사태 당시 이동 제한과 관광객 감소로 차량 운행이 줄어 초미세먼지 농도가 다소 낮아지기도 했지만, 최근 다시 대기 오염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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