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관광객 급증에 따른 오버투어리즘(과잉 관광)으로 몸살을 앓는 이탈리아 피렌체가 열쇠 보관함과 확성기를 금지하기로 했다.
14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일간지 코리에레델라세라에 따르면 피렌체 당국은 지난 12일 오버투어리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10가지 조치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내년부터 피렌체 역사지구에서 열쇠 보관함을 새로 설치할 수 없다.
집주인이 수지가 좋은 에어비앤비와 같은 관광객 대상 단기 임대 사업에 너나없이 뛰어들면서 집값이 급격히 오르자 열쇠 보관함 추가 설치를 금지함으로써 이같은 단기 임대를 제한해보겠다는 것이다.
관광용 단기 임대 주택에는 이용자가 스스로 체크인할 수 있도록 비밀번호를 입력하면 열쇠를 가져갈 수 있는 작은 열쇠 보관함을 건물 입구에 두는 경우가 많다.
주택 가격 상승에 성난 주민들이 에어비앤비의 상징과도 같은 열쇠 보관함을 파손하는 사건도 잦아지고 있다.
피렌체 당국은 이외에도 소음을 일으키는 관광 가이드의 역사지구 내 확성기 사용을 금지하고, 피렌체의 좁은 골목을 누비는 데 최적 이동 수단으로 최근 인기인 투어용 골프 카트 사용도 제한하기로 했다.
사라 푸나로 시장은 "피렌체가 매력적이면서도 주민이 살기 좋은 도시가 될 수 있도록 힘쓰고 있다"며 "우리는 피렌체를 보호할 것이며 도시가 그 뿌리, 자연, 정체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주요 목표"라고 밝혔다.
피렌체는 매년 평균 약 1천500만명의 관광객이 방문해 큰 수입을 벌어들이고 있지만 그곳에 거주민들은 넘쳐나는 관광객 탓에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오버투어리즘의 진통을 겪는 이탈리아 도시는 피렌체뿐만이 아니다.
지난주 폼페이 고고학공원은 하루 입장객 수를 2만명으로 제한했다.
지난해 전 세계 주요 도시 중 최초로 도시 입장료를 도입한 베네치아는 내년에도 도시 입장료를 부과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수도 로마의 대표적인 관광명소인 트레비 분수는 연말까지 유지관리 공사를 마친 뒤 내년부터는 소액의 입장료를 받기로 했다. 이에 따라 방문객은 사전에 방문을 예약하고 입장료로 2유로(약 3천원)를 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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