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주권면제법·테러방지법 따라 손해배상 소송
(서울=연합뉴스) 김계환 기자 = 지난해 하마스의 기습적인 이스라엘 공격으로 희생된 미국인 유족들이 이란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유족들은 이날 워싱턴 D.C. 지방법원에 외국주권면제법(FSIA)과 테러방지법에 의거, 하마스 등을 지원한 이란을 상대로 보상적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소송에는 하마스의 기습공격으로 사망한 미국인 유족과 이후 벌어진 가자지구와 이스라엘 북부 전투에서 사망한 미국인 유족이 원고로 참여했다.
이들은 소장에서 1천200여명의 희생자를 낸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공격을 홀로코스트 이후 가장 치명적인 유대인 학살사건이라고 규정하면서 이번 사건의 배후에 이란의 지원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가자지구에서 찾아낸 하마스 문건 등을 근거로 이란이 하마스의 기습공격에 자금을 지원했으며 이스라엘 파괴를 목적으로 하는 다른 테러단체와 손을 잡았다고 지적했다.
원고 측 변호인들은 2022년 12월 하마스 정치·군사 지도자들이 모인 비밀회의에서 하마스 수장이던 야히야 신와르가 이란 혁명수비대에 기습공격을 위해 매월 700만달러의 추가 자금지원을 요청했다는 내용이 담긴 관련 자료도 입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원고 측의 게리 M. 오슨과 리 울로스키 변호사는 성명에서 하마스 자금원에 대한 논란의 여지가 없는 증거와 문서, 은행 기록이 존재한다면서, 시간이 얼마나 걸리든 미국 법원 또는 다른 나라에서 당사자들에게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7일 발생한 하마스의 기습공격으로 어린이를 포함해 미국인 46명이 숨졌으며, 하마스에 인질로 잡힌 미국인도 12명이 있다.
현재 가자지구에는 7명의 미국인 인질이 남아있으며 이 가운데 3명은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가자지구와 이스라엘 북부에서 벌어진 전투에서도 이스라엘 국적을 가진 미국인 30여명이 사망한 것으로 미국 국무부는 보고 있다.
미국 내에서는 이란이 주도한 테러 공격의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반복적으로 소송을 제기하고 있다.
지난 2011년에는 9.11 테러 희생자 가족이 테러범을 도왔다고 주장하며 이란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이 궐석재판으로 진행돼 원고가 승소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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