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사히 "트럼프, 외국정상과 회담 필요성 덜 느껴…日, 회담 일정 재조율도 난망"
(도쿄=연합뉴스) 박상현 특파원 =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추진해 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조기 회담이 불발된 것과 관련해 트럼프 당선인 측에서 회동으로 얻을 이득이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아사히신문이 18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시바 총리는 이번 남미 순방을 마치고 귀국하는 길에 미국에 들러 트럼프 당선인과 회담하는 방안을 모색했으나, 트럼프 당선인이 원칙적으로 내년 1월 취임 이전에는 외국 정상과 만나지 않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당선인 진영에서는 미국 시민이 허가 없이 외국 정부와 협상하는 것을 금지한 '로건법'을 이유로 들어 이시바 총리와 조기 회동이 어렵다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아사히는 트럼프 당선인이 2016년 처음 당선됐을 때는 '정계 아웃사이더'였으나, 지금은 그를 둘러싼 환경이 크게 달라진 점이 외국 정상과 회담에 소극적인 이유라고 짚었다.
이 신문은 "(트럼프 당선인이) 8년 전에는 외국 정상과 면담으로 권위를 얻을 필요가 있었지만, 지금은 필요가 없다"며 "이시바 총리와 조기 회담도 이득이 없다고 판단한 듯하다"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해 아베 신조 전 총리는 2016년 미국 대선에서 승리한 트럼프 당선인이 취임하기 전에 회동했고, 이를 계기로 밀월 관계를 구축했다.
아사히는 지난달 27일 중의원 선거(총선)에서 여당의 과반 의석 달성 실패로 정권 기반이 불안정해진 이시바 총리가 트럼프 당선인과 조기 회담에 의욕을 보였지만, 결국 불발되면서 정치적 타격이 불가피해진 모양새라고도 지적했다.
신문은 지난 7일 트럼프 당선인과 이시바 총리가 약 5분간 처음 통화했을 때만 해도 트럼프 측에서 조기 회동에 긍정적이었으나, 인사 작업이 본격화하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고 전했다.
조기 회담 불발과 관련해 집권 자민당의 한 중견 인사는 "이시바 총리는 외교 센스가 없다"며 "5분간의 통화에서 구두로 약속했다고 해서 만날 수 있다고 받아들인 것은 안이하다"고 아사히에 말했다.
아사히는 "일본 정부는 트럼프 당선인이 취임하는 내년 1월 이후 회담을 위해 다시 조율할 것"이라면서도 "야당과 격한 공방이 예상되는 국회가 열리는 중이어서 일정 조율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교도통신과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최근 실시한 전화 여론조사에서 이시바 내각 지지율은 모두 40%대로 나타났다.
교도통신이 16∼17일 1천21명(유효 응답자)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내각 지지율은 총선 직후인 지난달 28∼29일 조사와 비교해 7.9%포인트 상승한 40.0%였다.
닛케이가 15∼17일 800명을 상대로 한 조사에서 내각 지지율은 이시바 정권 출범 무렵인 지난달 1∼2일 조사보다 5%포인트 하락한 46%였다.
이시바 내각 지지율은 지난달 1일 출범 이후 하순까지 하락세였으나, 이달 들어 상승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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