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외교수장 "우크라에 러 본토 타격 무기 승인해야"
"우크라에 미사일 보유량 충분한지 의문" 지적도
(런던·파리=연합뉴스) 김지연 송진원 특파원 = 미국이 미국산 장거리 무기로 러시아 내부를 공격하는 안을 우크라이나에 승인했다는 보도에 유럽연합(EU) 회원국들도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18일(현지시간) EU 회원국들도 미국과 마찬가지로 이를 승인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보렐 고위대표는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EU 외교장관회의에 앞서 "우크라이나가 화살을 막을 뿐만 아니라 궁수를 맞출 수 있도록 우리가 제공한 무기를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몇 번이고 언급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것(무기 사용 승인)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계속 믿는다"며 "다시 한번 논의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회원국들이 이에 동의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에 장거리 미사일 스칼프(SCALP)를 제공한 프랑스의 장노엘 바로 외무장관도 러시아 내 군사 목표물 공격을 승인하는 것에 긍정적 입장을 보였다.
바로 장관은 "우리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략하고 있는 곳을 타격하는 용도라면 (장거리 미사일 사용을) 고려할 수 있는 옵션이라고 공개적으로 말했다"며 "따라서 새로운 것은 없다"고 말했다.
전날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북한의 러시아 파병에 대응하기 위해 우크라이나가 미국에서 지원받은 지대지 미사일 에이태큼스(ATACMS)로 러시아 내부 표적을 공격하는 것을 허가했다고 보도했다.
그동안 우크라이나는 미국이 제공한 장거리 무기로 러시아 본토에 있는 군사 시설 등을 공격하게 해달라고 거듭 요청해왔다.
이날 회의를 위해 브뤼셀에 모인 EU 회원국 장관들은 이는 우크라이나 지원을 강화하는 중요한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전장에서 실제로 변화를 일으키려면 충분한 미사일 제공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카스파르 펠트캄프 네덜란드 외무장관은 이날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러시아 본토 타격에 대한 무기 사용을 허용한 것은 북한군 파병에 대한 적절한 대응"이라고 평가했다.
아날레나 베어보크 독일 외무장관도 "미국의 결정은 '재고'가 아니라 이미 다른 파트너들이 제공한 지원의 '강화'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며 "이 결정은 지금 이 순간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가블리엘류스 란즈베르기스 리투아니아 외무장관은 "우크라이나가 얼마나 많은 (미사일) 로켓을 보유하고 있는지 정확한 수를 모르기 때문에 샴페인을 따지 않겠다"며 낙관하기에 이르다고 지적했다.
이어 "따라서 문제는 그들(서방)이 전장에서 변화를 만들어낼 만큼 충분한 로켓을 제공하고 있는지다"라고 강조했다.
보렐 고위대표는 또 중동 위기와 관련해서 이날 회원국에 이스라엘과 양자 간 외교적 대화를 중단하자고 제안할 예정이라며 "우리는 이스라엘 정부에 압력을 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제안은 2000년 체결된 'EU-이스라엘 협력 협정'에 근거를 둔다.
EU·이스라엘 양자 관계의 법적 기반을 명시한 이 협정의 2조는 양자 간 협력이 '인권존중, 민주적 원칙'에 기초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공습을 이어가며 현지 민간인의 인권을 침해하고 있는 만큼 협정 위반이라는 게 보렐 고위대표의 입장이다. 보렐 고위대표는 가자전쟁과 관련, 이스라엘을 강하게 비판해 왔다.
s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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