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카타르에 "하마스 추방" 압박 뒤 변화 주목
(이스탄불=연합뉴스) 김동호 특파원 =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지도부 인사들이 카타르를 떠나 최근 튀르키예에 머물렀다고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이 18일(현지시간) 아랍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스라엘 국영 KAN 방송도 하마스 간부들이 지난 며칠간 튀르키예에 머무른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이같은 변화는 미국이 카타르 정부에 하마스 지도부를 추방하라고 요구했다는 보도 이후 포착됐다. 카타르 도하엔 하마스 조직의 3대 축 가운데 하나인 정치국 사무소가 설치돼 지도부가 이곳을 근거지로 삼아왔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하마스 입장에서 튀르키예는 실용적인 선택지"라며 "하마스 지도부의 가족 상당수가 튀르키예에 살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튀르키예 정부가 하마스 지도부를 공식 수용할 경우 미국 행정부와 관계에서 긴장이 높아질 수 있다고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짚었다. 튀르키예는 미국 등 서방의 군사동맹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국이다.
하지만 튀르키예는 가자전쟁과 관련, 하마스를 전폭적으로 지지하면서 이스라엘을 가장 강하게 비판하는 곳이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나치 독일의 독재자 아돌프 히틀러에게 빗대는가 하면 양국 교역 단절을 선언했으며 남아프리카공화국이 이스라엘에 대해 대량학살 혐의를 국제사법재판소(ICJ) 소송에 동참하기도 했다.
KAN 방송은 튀르키예가 카타르 대신 중재국이 되기는 어렵다고 내다봤다. 한 소식통은 휴전 논의와 관련해 "튀르키예가 개입했다는 얘기는 들어본 적이 없으며 앞으로 개입할 가능성도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KAN은 전했다.
작년 10월 가자지구 전쟁이 발발한 이후 미국, 이집트와 함께 이스라엘과 하마스 사이에서 휴전 협상을 중재해 온 카타르는 지난 9일 중재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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