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폭력사태에 SNS 영향 조사위해 출석 요청
(런던=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 영국 의회가 엑스(X·옛 트위터) 소유주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를 의원들 앞에 부를 예정이라고 영국 일간 가디언과 폴리티코 유럽판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집권 노동당 소속인 치 오누라 하원 과학혁신기술위원회 위원장은 머스크 CEO를 비롯한 빅테크 고위급에게서 소셜미디어(SNS)가 올해 여름 영국 폭력사태에 미친 영향에 대한 설명을 듣겠다고 말했다.
지난 7월 말부터 8월까지 영국에서는 어린이 댄스교실 흉기 난동 사건과 관련해 반이민 폭력시위가 벌어졌는데, 이 사태가 확산한 주요 원인으로 SNS 등을 통한 루머 확산과 폭력 선동이 지목됐다.
하원 과학혁신기술위원회는 20일 SNS가 폭력사태에 미친 영향에 대한 공식 조사를 시작했으며 이를 위해 향후 엑스와 메타, 틱톡 등 경영진을 불러 질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누라 위원장은 "머스크 CEO는 엑스의 최고위 대표자이며 허위정보 문제나 표현의 자유, 사회에 대한 아주 강한 견해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가 위원회에 생각을 공유해주기를 아주 많이 희망한다. 특히 그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자문역이라는 점에서 그렇다"고 덧붙였다.
가디언은 엑스가 머스크의 영국 의회 출석 여부에 대해 답변하지 않았다면서 머스크의 출석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고 전했다. 머스크가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요직을 맡았고 영국 노동당 정부에는 비판적이라는 점도 짚었다.
머스크는 폭동을 둘러싸고 키어 스타머 정부와 공개적으로 충돌했다.
당시 스타머 정부는 SNS상에서 폭력 사태가 조장된 만큼 테크 기업에도 책임이 있다고 비판했다. 이후 머스크는 영국이 폭력사태로 '내전'을 피할 수 없다거나 SNS에서 표현의 자유를 억누른다는 둥 비판적인 글을 잇달아 올렸다.
10월에는 스타머 정부가 전 세계 주요 기업 임원을 초청해 '투자 정상회의'를 열면서 머스크는 초청하지 않았고, 머스크도 영국에 갈 생각이 없다고 응수했다.
다만 미 대선 이후 머스크와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의 가까운 관계가 주목받으면서 영국 내각에서도 변화가 감지된다.
피터 카일 영국 과학혁신기술 장관은 전날 타임스 라디오에 출연해 정부가 투자 정상회담에 일부러 머스크를 초청하지 않은 게 아니라며 "그는 원래 이런 종류의 행사를 안 한다고 한다"고 말했다.
스타머 총리도 '엑스의 대안'으로 떠오르는 블루스카이에 개인 계정이나 정부 공식 계정을 만들 계획이 없다고 했다.
cheror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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