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연합뉴스) 최인영 특파원 =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단체 사진 촬영 중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에게 먼저 다가가 악수하는 장면이 화제가 됐다.
20일(현지시간) RBC 등 러시아 매체들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과 라브로프 장관은 지난 18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현대미술관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를 기념하는 단체 사진 촬영에 참석했다.
연단에 3줄로 선 G20 대표들 가운데 라브로프 장관은 맨 뒷줄에 서 있었고, 마크롱 대통령은 가운뎃줄에 자리를 잡고 있었다.
사진을 찍기 전 마크롱 대통령은 라브로프 장관 쪽으로 이동해 손을 내밀었고, 라브로프 장관은 이에 응해 악수했다. 두 사람은 몇 마디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맨 뒷줄의 다른 정상들과도 대화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단체 사진 촬영 중 가장 인상 깊었던 순간 중 하나"라고 평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을 시작한 이후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프랑스와 관계가 틀어졌다.
라브로프 장관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대신해 러시아 대표로 이 행사에 참석했다. 푸틴 대통령은 국제형사재판소(ICC)가 발부한 체포영장 등을 고려해 G20 정상회의에 불참했다.
타스 통신에 따르면 라브로프 장관은 기자회견에서 마크롱 대통령과 악수했다고 확인하면서 "대표하는 국가 사이에 심각한 의견 차이가 있더라도 서로 아는 사람들이 공공장소에서 만나 인사하는 것은 절대적으로 정상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복도나 사진 촬영 장소에서 러시아 대표들을 보고도 기피하는 많은 유럽 지도자가 비정상적"이라며 "지난해 인도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서 샤를 미셸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에게 손을 뻗었는데 그가 뭔가 쏘인 사람처럼 벌떡 일어나 돌아섰다"고 꼬집었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20일 스푸트니크 라디오 인터뷰에서 마크롱 대통령의 악수에 대해 "동시에 2개의 의자에 앉으려는 시도"라고 지적했다. 그동안 러시아를 향해 공격적인 발언과 결정을 내려온 마크롱 대통령이 위선적이었다고 비판한 것이다.
회의장에선 라브로프 장관과 마크롱 대통령이 상대국에 날을 세웠다.
마크롱 대통령은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장거리 미사일 에이태큼스(ATACMS)로 러시아 본토를 타격하도록 허가한 것에 대해 "아주 바람직한 결정"이라고 지지를 표명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프랑스에서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훈련받고 있다며 "그들(프랑스)은 전투에 직접적으로 참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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