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불법 체류 몰도바인 본국 귀국에도 협력하기로
(서울=연합뉴스) 현윤경 기자 = 옛 소련의 일원으로 우크라이나와 이웃한 동유럽 국가 몰도바가 러시아의 위협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영국과 안보 협정을 맺었다.
영국 정부는 20일(현지시간) 데이비드 라미 외교장관의 몰도바 방문에 맞춰 양국 간 방위·안보협력 협정의 체결을 공표했다고 AFP, 로이터 등 외신이 보도했다.
영국 외교부는 성명을 내고 양국 협약이 "두 나라 간 광범위한 협력을 구축하고, 외부 위협에 대한 몰도바의 탄력성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몰도바 수도 키시너우를 찾은 라미 외교장관은 기자회견에서 "몰도바는 영국의 중요한 안보 협력국인 까닭에 러시아의 침략에 맞선 그들의 회복력을 강화하려 한다"고 밝혔다.
이어 "또한, 영국의 거리를 안전하게 지키기 위해 불법 이주에 대한 협력도 심화하면서 새로운 방위·안보 협력을 시작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라미 장관은 이 자리에서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아동 5만명을 비롯해 수십만 명의 우크라이나 피란민이 몰도바에 유입된 사실도 언급했다.
그는 그러면서 "우크라이나를 이웃으로 둔 나라로서 몰도바인들은 러시아의 억압과 제국주의, 침략을 늘상 떠올릴 수밖에 없다"며 양국 간 협정이 러시아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것임을 강조했다.
양국은 이날 영국에 불법 체류하고 있는 몰도바 국민들의 귀국을 보장하기 위한 재입국 협정도 함께 체결했다.
영국은 아울러 사이버 공격에 대한 몰도바의 대응 태세 향상에 200만 파운드(약 35억4천만원), 몰도바 체류 난민들의 보건 서비스 개선에 500만 파운드(약 88억6천만원)를 지원하기로 합의했다.
한편, 러시아의 광범위한 개입 의혹 속에서 지난 3일 치러진 몰도바 대선 결선투표에서는 유럽연합(EU) 가입을 추진하는 친서방 성향의 마이아 산두 대통령이 55.33%의 득표율로 친러시아 후보를 간발의 차이로 누르고 승리했다.
지난달 EU 가입 찬반을 묻는 국민투표에서도 '찬성'이 50.35%의 지지율로 과반을 가까스로 넘으면서 몰도바는 친서방 기조를 이어갈 수 있게 됐다.
산두 대통령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위협을 느끼며 2022년 2월 EU 가입을 신청했고, 그해 6월 가입후보국 지위를 받았다. 올해 6월에는 몰도바의 EU 가입 협상이 개시됐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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