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일동맹 중시' 루비오 국무장관 지명자에 기대…총리 보좌관도 미국 파견
(도쿄=연합뉴스) 박성진 특파원 = 이시바 시게루 일본 정권이 총리 보좌관을 미국에 파견하는 등 도널드 트럼프 차기 미국 행정부와 인맥 구축을 서두르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21일 보도했다.
이시바 총리는 남미에서 개최된 정상회의를 마치고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과 회동을 추진했으나 무산된 상황에서 미국 차기 행정부 장관 지명자들과 관계 맺기에 힘을 쏟는 분위기다.
특히 일본 외무성은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국무장관으로 지명된 마코 루비오 연방 상원의원에게 기대를 걸고 있다.
미일 동맹을 중시하는 루비오 지명자는 2014년 미 상원 외교위원회 동아시아태평양 담당으로 일본을 방문해 아베 신조 당시 총리를 예방했다. 아베 전 총리 주변 인물과도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야 다케시 일본 외무상은 루비오 지명자와 접점은 없으나 "조기에 만나 신뢰 관계를 구축하고 싶다"고 말했다.
국방장관으로 지명된 피트 헤그세스 폭스뉴스 진행자는 일본과 특별한 관계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으로 지명된 마이크 왈츠 하원의원은 미일 차세대 인재 교류 단체 프로그램으로 일본과 관계를 맺었다.
일본 정부는 이시바 총리 측근인 나가시마 아키히사 안보 담당 총리 보좌관을 20∼24일 미국에 보내 트럼프 측과 접촉을 시도하고 있는데 왈츠 의원 관계자와 만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교도통신은 나가시마 보좌관은 트럼프 당선인과 가까운 인물을 만나 미일 관계를 구축하고, 내년 1월 트럼프 당선인 취임 이후 이른 시일 내에 미일 정상회담을 열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주미 일본대사관은 이미 미국 대통령 선거 때부터 일본과 관련된 인맥을 찾아내는 데 힘을 쏟았으며 이시바 정권은 인재를 총동원할 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지난 7일 이시바 총리가 트럼프 당선인과 처음 통화했을 때는 아베 정권에서 총리 통역을 맡으며 트럼프 당선인에게 '리틀 프라임 미니스터(little prime minister·작은 총리)'로 불렸던 다카오 스나오 일미지위협정실장이 동석했다.
아베 전 총리는 2016년 미국 대선에서 승리한 트럼프 당선인이 취임하기 전에 회동했고, 이를 계기로 '밀월 관계'를 구축했다.
일본 정부는 이 성공 경험을 토대로 이시바 총리와 트럼프 당선인의 조기 회동을 추진했으나 불발됐다. 트럼프 당선인 측이 취임 전 회담은 곤란하다는 입장을 일본에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일본 외무성 간부는 "8년 전 '트럼프 타워'에 혼자 있던 트럼프와 지금은 다르다"면서 "측근을 중심으로 팀으로 움직이고 있어 본인에게 직접 접촉해 영향력을 행사하기 어려워졌다"고 진단했다.
sungjin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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