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정권, 민간인을 지뢰 제거용 인간 방패로 사용"
(하노이=연합뉴스) 박진형 특파원 = 군사정권과 반군 간 내전이 3년 이상 계속되는 미얀마에서 지난해 지뢰에 따른 사상자가 세계에서 가장 많이 나온 것으로 나타났다.
21일(현지시간) AFP통신과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지뢰금지국제운동(ICBL)은 지뢰 감시 보고서에서 지난해 미얀마에서 지뢰나 불발탄의 폭발로 사망 또는 부상한 것으로 확인된 인원이 1천3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이는 시리아(933명), 아프가니스탄(651명), 우크라이나(580명)를 넘어 세계 최다다.
ICBL 측은 미얀마에서는 내전과 기타 제한으로 인해 현장 조사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실제 사상자 수는 보고된 것보다 훨씬 더 많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ICBL 관계자는 기자들에게 "(사상자가) 얼마나 더 많을까? 두 배? 세 배? 그럴 가능성이 꽤 있다"면서 "공식 데이터를 제공할 수 있는 의료 감시 시스템이 이 나라에는 없다"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 4월 유엔아동기금(UNICEF·유니세프)은 지난해 미얀마에서 지뢰에 따른 민간인 사상자가 1천52명이라고 집계했다.
보고서는 최근 몇 년 동안 군사정권의 대인 지뢰 사용이 상당히 증가했다고 밝혔다.
군사정권은 이동통신 기지국이나 석유·가스 파이프라인처럼 민간인이 이용하는 인프라 주변에도 지뢰를 매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군이 민간인을 강제로 인간 방패로 앞장세워서 지뢰밭에 밀어 넣어 지뢰를 '제거'한다는 증거를 확보했다고 보고서는 강조했다.
미얀마군은 또 가축이 밟아 지뢰가 터지자 지뢰값을 가축 주인에게 내라고 위협하기도 했다고 ICBL은 지적했다.
유니세프는 미얀마 내전의 모든 당사자가 지뢰를 무차별적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지난해 전 세계에서 지뢰·불발탄 사상자는 총 5천757명으로 이 중 1천983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사상자 수는 2022년(4천710명)보다 약 22% 늘었다.
jh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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