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현수 기자 = 모빌리티 플랫폼 '타다' 운영사 브이씨엔씨(이하 타다)가 자사 택시 기사들의 가맹 택시 전환을 유도했다며 카카오모빌리티를 상대로 법적 조치를 예고했다.
21일 ICT 업계에 따르면 타다는 카카오모빌리티가 대형 택시 '카카오T 벤티' 사업 확장을 위해 '타다 넥스트' 기사들을 빼 오려 했다고 주장하며, '개인정보 무단 수집'과 '일반 불공정 거래 행위'를 이유로 공정거래위원회 제소 등 법적 조치를 검토 중이다.
타다는 2021년 11월 스타리아(현대차) 등 대형 승합차를 활용한 고급 택시 호출 서비스 '타다 넥스트' 베타 서비스를 시작했고, 2022년 정식 서비스를 선보였다. 오는 25일부터 타다 가맹 기사들의 계약은 순차적으로 만료된다.
그런데 계약 기간이 남은 일부 타다 기사를 대상으로 카카오모빌리티가 전화, 문자 메시지를 통해 가맹사 전환을 유인했다고 타다 측은 주장했다.
타다에 따르면 해당 문자에는 카카오T 벤티 회사 소개 및 운임 매출 내용을 알 수 있는 링크 주소, 추가 문의를 위한 담당자 연락처 등이 담겼다.
타다는 자사 기사의 동의 없이 카카오모빌리티가 개인정보를 수집, 과도한 이익을 통해 채용을 유도했다며 "독점에 가까운 점유율을 가진 카카오T가 수백 명 수준의 기사를 보유한 타다를 타깃으로 하는 행위는 타다의 사업을 접게 하려는 의도가 아닐까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사실로 확인된 카카오모빌리티의 불공정 행위에 대한 법무 검토를 거쳐 연내 공정위 제소 및 강력한 법적 대응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반면, 카카오모빌리티는 자발적으로 이직 상담을 신청한 타다 기사들을 대상으로만 정보를 제공했다고 반박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타다 기사들이 자사의 콜 감소 문제를 해결하라며 지난해 7월 생존 대책 마련을 촉구했는데, 그 다음 날 카카오모빌리티 측에 타다 기사의 벤티 전환 지원을 위한 요청 공문을 발송하는 등 타다 기사들이 먼저 카카오 택시 서비스에 관심을 보였다고 주장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당시 적법하게 확보한 타다 기사의 명단을 통해 정보를 제공했으며, 이들이 추천한 지인 등이 상담을 신청할 수 있도록 문자 메시지 등에 담당자 연락처를 포함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카카오모빌리티 측은 "가맹 본부인 KMS 홈페이지, 기사앱 공지, 벤티 상담소와 같은 공식 채널에 접수된 기사님들과 지난해 7월 타다 종사자 대표의 생존 대책 마련 촉구 명단에 서명된 기사님들 외에 다른 경로로 연락처를 수집하고 있지 않다"며 "(담당자가) 부재중일 때 자동 응답으로 문자가 나간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카카오모빌리티는 타다 또한 '타다 넥스트' 정식 서비스 출시 당시, 카카오T 기사를 대상으로 사업 설명회를 개최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타다 측은 "카카오T 벤티 기사 또는 카카오T 가맹 기사로 한정한 게 아닌, 국내 택시 면허를 보유한 기사 전체가 대상이었다"며 맞섰다.
카카오모빌리티의 택시 호출 서비스 시장 점유율은 약 95%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분식회계에 따른 공정위 제재 등 잇단 악재를 맞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우버 택시가 국내에서 택시 기사·승객을 대상으로 프로모션을 진행하며 틈새시장 공략에 나섰다.
해당 프로모션은 승객이 앱에 코드를 등록하면 기본요금 무료 혜택을 3회 제공받고, 택시 기사는 승객 한 명당 5천원의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다.
hyuns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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