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제공 장거리무기 발사에 전략무기로 대응…핵능력·확전가능성 상기"
(서울=연합뉴스) 신재우 이신영 기자 =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처음으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사용했다는 우크라이나의 발표에 서방 언론과 전문가들은 "ICBM 사용은 대서방 위협 메시지"라고 입을 모았다.
우크라이나 공군은 21일(현지시간) 새벽 러시아가 카스피해 인근의 도시 아스트라한에서 우크라이나 중동부 도시 드니프로로 ICBM을 발사했다고 주장했다.
공군 관계자는 외신에 이 ICBM에 핵탄두는 탑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미국 CNN 방송은 러시아가 ICBM을 실전에서 발사했을 가능성은 러시아가 이전보다 더 강력한 군사 역량을 갖췄음을 알리는 대(對) 서방 메시지라고 분석했다.
앞서 러시아는 최근 서방의 장거리 미사일인 에이태큼스(ATACMS), 스톰섀도 미사일로 본토를 공격당하자, 이에 대응해 핵 사용 조건을 완화하는 쪽으로 핵 교리(독트린)를 개정했다.
CNN은 ICBM을 사용했다는 우크라이나군의 발표 외에는 아직은 확인된 것이 없지만 "효과는 뚜렷하다"며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방공망을 뚫기 위해 새로운 유형의 재래식 미사일을 발사해 메시지를 보내려 시도했고 아마도 성공적이었을 것"이라고 논평했다.
미 육군 소장으로 퇴역한 마크 맥칼리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드니프로에 처음으로 (ICBM을) 발사한 것은 우크라이나가 미국으로부터 새로 받은 장거리 미국 미사일인 에이태큼스와 영국의 스톰섀도를 사용하는 것에서 물러서지 않는다면 러시아도 같은 장거리 ICBM을 사용해 타격하겠다는 뜻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ICBM은 사거리가 5천500㎞ 이상 되는 전략무기로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으며, 재래식 탄두를 장착해 운용할 수도 있다.
워싱턴포스트(WP)도 "ICBM의 사거리는 우크라이나를 공격하기에는 과도해 보이지만,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도록 설계된 이런 미사일을 사용하면 러시아의 핵 능력을 상기시키고, 잠재적 확전에 대한 강력한 메시지를 보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블룸버그 통신도 "사거리가 5천㎞ 이상이고 주로 핵무기를 운반하도록 설계된 ICBM의 발사는 우크라이나의 동맹국들에 우려의 신호를 보낼 수 있다"고 전했다.
영국의 가디언도 "러시아의 ICBM은 이론상 아스트라한에서 미국 동부 해안까지 도달할 수 있는 6천200마일(9천977㎞) 이상의 사거리를 가지고 있으며 핵무장도 가능하기 때문에 이 무기의 사용이 확인되면 이는 러시아가 보낸 신호라고 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우크라이나 현지 언론들은 러시아의 ICBM인 RS-26 '루베즈'가 드니프로 타격에 사용됐다고 보도했다.
다만, 외신들은 러시아가 발사한 것이 ICBM이 아니라는 관측도 전하고 있다.
CNN과 ABC방송 등은 서방의 한 당국자가 드니프로 공격에 사용된 미사일은 ICBM이 아니라 탄도미사일이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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