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인바움 "이주민, 범죄자 취급 안 돼"…NYT "멕시코, 대처 능숙 가능성"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멕시코 정부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정부 '핵심 공약'인 대규모 이민자 추방이 실제로 추진되는 것에 대비해 관련 정책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21일(현지시간) 밝혔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은 이날 정례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 정부가 이민자 추방을 추진할 경우 우리는 (쫓겨난) 멕시코 출신 이민자를 수용할 것"이라며 "이에 대한 계획을 다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내각 회의를 통해 세부 사항을 점검하고 있다면서, 교역과 국경 안보를 포함해 미국과의 양자 관계에 대한 사안을 지속해서 논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지 일간 레포르마는 셰인바움 대통령이 트럼프 당선인과의 전화 통화를 통해, 국경과 이민 관련 현안 대응에 '순탄치 않은' 앞날이 기다리고 있다는 점을 이미 인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셰인바움 대통령은 지난 7일 트럼프 당선인과의 통화 후 "그는 어느 순간 국경 문제를 언급했고, 그게 전부"라며 "이와 관련한 사안에 관해 이야기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저는 답했다"고 말했다.
셰인바움 대통령은 또 트럼프 2기 정부의 군을 동원한 이민자 단속 방침 예고에도 "이주민을 범죄자로 취급해선 안 된다"며, '정세 불안과 굶주림 등을 피해 어쩔 수 없이' 고국을 등지기로 결정하는 이민의 근본 원인을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전 대통령의 정책과 이념을 대부분 계승한 셰인바움 대통령은 미국 사회에 중남미 이민자 커뮤니티가 기여한 공헌을 강조하면서, 일부 범법 행위를 이유로 전체 이주민을 '도매금'으로 판단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는 전날 멕시코 혁명일 기념 연설에서도 "우리의 동포는 그들의 가족과 멕시코 경제를 부양하는 영웅이자 미국 경제에도 크게 기여하는 주인공"이라며, 멕시코 출신 이민자들의 영향으로 확대된 미국의 혜택을 수치화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멕시코 정부 고위 관료들이 트럼프의 백악관 복귀를 '위협'으로 여기고 당황하기보다는 되레 자신들의 시나리오를 무대에 올릴 수 있는 '기회'로 보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셰인바움 정부는 이미 트럼프 1기 정부 관리들의 저서를 읽거나 트럼프 측근과 접촉하면서 수개월 전부터 준비했다"며, 특히 멕시코는 추방된 이주민을 재통합한 상당한 경험을 축적해 놓은 데다 "잘 작동되는 이민자 대처 운영 모델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다비드 페레스 테하다 전 멕시코 바하칼리포르니아주(州) 이민청 고위 관리는 NYT에 "이것은 새로운 일이 아니다"라며 "이전에 우리가 헤쳐 나가면서 해결해 왔던 상황이며, 다시 이 사안을 다루는 데 불편함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walde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