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파워엘리트] '親가상화폐' 인사들 포진…'美=가상화폐 수도' 실현하나

입력 2024-11-24 05:59  

[트럼프 파워엘리트] '親가상화폐' 인사들 포진…'美=가상화폐 수도' 실현하나
'정부효율부' 수장 머스크·상무장관 러트닉·재무장관 베센트 등 전진 배치
증권거래위원장, 친가상화폐 인사 거론…백악관에 새 전담 직책 신설도 검토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김태종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대선 과정에 친(親)가상화폐 정책을 자주 약속한 가운데 실제 트럼프 2기 내각 인선에서 가상화폐에 우호적인 인물들을 전면에 대거 포진시켰다.
이에따라 "미국을 가상화폐 수도로 만들겠다", "비트코인을 전략자산으로 보유하겠다"고 밝혔던 트럼프 당선인의 공약이 집권 2기 출범과 함께 본격 추진되는 게 아니냐는 기대를 낳고 있다.
트럼프 집권 2기 주요 인선 가운데 대표적인 '친가상화폐 인사'로는 정부효율부(Department of government efficiency) 수장으로 지명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 지명자가 꼽힌다.
대선 기간 트럼프 전 대통령을 공개 지지하고 선거자금 모금과 선거운동 지원에 발벗고 나서면서 최측근 핵심 인사가 된 머스크는 일찌감치 가상화폐 추종자였다.
그가 이끄는 테슬라는 2021년 2월 당시 15억 달러를 투자해 비트코인을 사들였다. 그해 4월 보유분의 10%를 처분했지만, 여전히 막대한 양의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다. 매입 당시 비트코인 가격은 5만7천달러대 안팎이었다.
또 2021년부터는 '도지코인 아버지'를 자처하며 가상화폐 도지코인을 띄웠다. 자신이 맡게 되는 정부효율부의 약자도 도지코인의 이름을 딴 'DOGE'라고 명명했다.
정부효율부는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연방 정부의 예산 절감 및 규제 완화에 주도적인 역할을 할 예정이어서 가상화폐에 대해 규제 위주였던 현 바이든 정부의 정책에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미 상무장관 내정자인 러트닉은 가상화폐 전도사를 자처하는 인물로 알려져 있다.
억만장자 금융 자산가로, 투자은행 '캔터 피츠제럴드'의 CEO인 러트닉은 가상화폐에 부정적이었던 트럼프의 마음을 돌려 놓은 인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이번 대선에서 트럼프의 당선을 위해 막대한 돈을 기부하는 것은 물론, 가상화폐 업계의 모금행사를 주최하기도 했다.
경제 정책을 총괄할 재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헤지펀드 '키스퀘어 그룹' 창업자 스콧 베센트도 빼놓을 수 없는 가상화폐 옹호론자다.
그는 지난 7월 폭스 비즈니스와 인터뷰에서 "나는 트럼프가 가상화폐를 수용한 것에 대해 매우 흥분했다"며 "가상화폐는 자유에 관한 것이며 암호화폐 경제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코인 전문매체 코인데스크는 "상원이 베센트를 인준하면 미국 종이 화폐 전면에 서명하는 인물(재무장관)이 가상화폐와 같은 디지털 자산 지지자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와 함께 가상화폐 업무와 직접 맞닿아 있는 증권거래위원장(SEC)도 친가상화폐 인물이 지명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바이든 정부에서 규제 일변도의 정책으로 가상화폐 업계와 각을 세워온 개리 겐슬러 현 위원장은 트럼프 당선인 취임일인 내년 1월 20일 물러나겠다고 이미 밝혔다.
트럼프 당선인도 대선 기간 자신이 당선되면 취임 첫날 겐슬러 위원장을 해고하겠다고 공언해 왔다.
SEC 위원장으로는 댄 갤러거 로빈후드 최고법률책임자와 크리스 지안카를로 전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위원장, 헤스트 피어스 현 SEC 위원 등이 거론된다.
로빈후드는 가상화폐와 주식 거래 등을 하는 플랫폼이고, 지난 2011년부터 2015년까지 SEC 위원으로 활동한 갤러거는 가상화폐를 증권이 아닌 별개 자산으로 봐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



지안카를로 전 위원장은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CFTC 위원장을 지낸 인물로, 2018년 "나는 가상화폐 시장을 위한 미래가 충분히 있다고 본다"며 가상화폐 시장 육성을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다.
헤스트 피어스 위원은 현 바이든 정부의 겐슬러 위원장과 가상화폐 정책을 놓고 갈등을 빚어온 인물이다.
여기에 트럼프 당선인은 가상화폐 정책만을 전담하는 새로운 직책을 백악관에 설치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지면서 친가상화폐 인물이 중용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자리는 백악관과 증권거래위원회(SEC), 상품선물거래위원회 등 가상화폐를 관할하는 다양한 기관을 조율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지난 7월 가상화폐 연례 최대 행사인 비트코인 콘퍼런스에 참석해 "미국이 지구의 가상화폐 수도이자 세계의 비트코인 슈퍼파워"가 되도록 하겠다면서 가상화폐 산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하는 "친비트코인 대통령"이 되겠다고 공약했다.
또 "비트코인은 사실상 미국의 전략적 비트코인 비축량(strategic national bitcoin stockpile)의 핵심이 될 것"이라며 가상화폐를 다른 나라가 아닌 미국에서 채굴해 미국에서 만들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미국이 가상화폐를 외면할 경우 중국이 대신 전면에 나설 수 있음을 경고하면서 "비트코인은 달나라로 가고 있으며 난 미국이 그 길을 선도하는 국가가 되기를 원한다"고 말한 바 있다.


taejong75@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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