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우리는 中우회 진출로 아냐"…美·캐나다 역내 블록 유지 안간힘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멕시코 정부가 내년 1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취임을 전후로 급변할 것으로 예상되는 역내 통상 환경에 대비, 자동차 부품 등에 대한 중국산 수입 규모를 줄이고 현지 생산을 늘리기로 했다.
23일(현지시간) 엘우니베르살과 엘피난시에로 등 멕시코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멕시코 정부는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 규칙하에서 자국 기업들이 중국산 전기차 배터리나 부품 등 수입을 축소할 수 있도록 현지 생산을 촉진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미국의 공급망 재편에 따른 반사이익과 니어쇼어링(인접국으로의 생산기지 이전) 효과 등으로 국경지대 산업단지와 멕시코시티 등지를 중심으로 투자 붐을 경험하는 상황에서 멕시코 당국이 트럼프 2기 정부 출범 후에도 성장세를 유지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고 현지 매체들은 전했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대통령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멕시코 기업 또는 멕시코에 진출한 미국·캐나다 기업과 함께 (차량 부품 등) 현지에서의 생산을 증진하기 위한 계획을 가지고 있다"며 "멕시코는 중국의 우회 진출로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멕시코 정부는 2026년 USMCA 이행사항 검토를 앞둔 상황에서 현재 미국·캐나다의 강한 통상압력을 받고 있다.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은 이미 멕시코산 제품에 대한 관세 부과 방침을 몇 차례 언급한 바 있고, 캐나다에서도 더그 포드 온타리오주(州) 총리 등을 중심으로 "USMCA에서 멕시코를 빼야 한다"는 공격적 언사가 나오는 상황이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멕시코를 제쳐놓고 트럼프 신정부와 무역 협정을 논할 수 있다는 신호를 보낸다"며, 트뤼도 총리가 최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만난 셰인바움 대통령에게 중국과의 관계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다고 보도했다.
EFE통신은 "1994년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를 계기로 캐나다 자동차 산업은 멕시코에 밀려난 적 있다"는 넬슨 와이스먼 토론토대 교수 언급을 전하면서, 내년 캐나다 총선을 앞두고 정계에서 멕시코에 대한 공세를 강화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외부적 요인 외에 멕시코 내부에서는 중국과의 무역수지 불균형을 문제 삼는 목소리가 비등하고 있다.
멕시코 중앙은행과 경제부 통계 자료를 보면 지난해 기준 대(對)중국 멕시코 적자 규모는 1천41억9천만 달러(144조원 상당)를 기록했다.
로헬리오 라미레스 데라 오 재무장관은 최근 대통령 기자회견에 참석해 "올 상반기 적자 규모는 670억 달러 안팎"이라며 "미국 역시 중국과의 교역에서 적자를 보고 있는데, 우리는 전 정부 때부터 중국 수입품을 줄이기 위한 프로젝트 협의를 조 바이든 미 대통령 정부에 여러 차례 제안한 바 있다"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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