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2년 전 대선 재도전 선언 이후부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대한 언급을 수시로 해오며 각별한 관계를 과시해왔다.
1기 집권 시절 김 위원장과 3차례 만나면서 국제사회의 이목을 주목시킨 트럼프 당선인은 일찍부터 재집권하게 되면 북한과 대화를 재개하겠다는 시그널을 발신하며 북미정상회담 재추진 의지를 시사해온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다음은 2022년 11월 트럼프 당선인의 대권 재도전 선언 이후 그가 김 위원장에 대해 언급하거나 서술한 내용.
◇ 2023년
▲ 3월 9일 = 저서 '트럼프에게 보낸 편지들'(Letters to Trump) 출간 전 일부 내용 공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지난 2019년 1월 8일자 서한에서 김 위원장의 생일을 축하하면서 "당신은 앞으로 축복과 성공의 많은 해를 보낼 것이다. 당신의 나라는 곧 역사적이고 번영하는 길을 갈 것"이라고 덕담을 건넸다.
트럼프 당선인은 당시 서한에서 '친애하는 김 위원장'이라는 호칭을 썼다.
트럼프는 당일 별도로 기자들과 만나 "나는 그를 아주 잘 알게 됐다"며 "아주 똑똑하고 아주 교활하며(cunning), 세상 물정에 아주 밝다(streetwise). 우리는 정말 많이 이야기를 나눴다. 나는 우리가 진짜로 훌륭한 관계를 가졌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 4월 14일 = '트럼프에게 보낸 편지들' 출간.
(책에서 트럼프 당선인은 "선거(2020년 미국 대선)가 조작되지 않았다면 우리는 의심할 여지 없이 김정은과 그의 핵무기와 관련한 합의(deal)를 했을 것"이라면서 "그(김정은)는 합의할 준비가 됐었고, 합의는 세상을 위해 아주 멋진 일이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한국, 중국, 러시아 사이에 위치한 북한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안선을 갖고 있다. 부동산 사업에서는 그것을 훌륭한 입지(GREAT LOCATION)라고 한다"며 "그는 그런 점을 인식하기 시작했지만, 불행히도 우리는 거기까지 나아갈 수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훌륭한 입지'를 대문자로 강조했다.)
▲ 6월 2일 =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서 북한의 세계보건기구(WHO) 집행이사국 선출 소식을 다룬 기사를 링크하며 "김정은에게 축하를!"(Congratulations to Kim Jung Un!)이라고 씀.
▲ 7월 23일 =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의 대북 정책 성과 등을 깎아내리면서 "나는 김정은과 매우 좋은 관계를 가졌다. 그리고 우리 조국을 안전하게 지켰다"고 주장.
▲ 9월 8일 = 대선을 앞두고 가진 공화당 모금행사에서 김 위원장을 "터프한 남자(tough guy), '영리한 남자(smart guy)'로 지칭하면서 "우리(자신과 김 위원장)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잘 지냈고, 한국에서의 그 올림픽(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을 구했다"고 언급.
▲ 12월 2일 = 정치 행사에서 자신이 김 위원장에게 '리틀 로켓맨'(Little Rocket Man)이란 별명을 붙이면서 서로의 관계가 처음에는 약간 거칠게 시작됐지만 곧 좋은 사이가 될 수 있었다고 역설.
◇ 2024년
▲ 1월 14일 = 공화당 첫 대선 후보 경선인 아이오와 코커스(당원대회)를 하루 앞두고 김 위원장과의 개인적 관계가 미국 안보에 도움이 됐다고 주장.
▲ 5월 24일 = 고든 손들런드 전 유럽연합(EU) 대사는 포린폴리시 인터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나눴던 대화를 소개하면서 트럼프 당선인이 김 위원장에 대해 "그 X(fucker)은 기회가 있으면 내 배에 칼을 꽂을 것"이라고 욕설했다고 전함.
▲ 6월 27일 = 대선 후보 첫 TV 토론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북한의 김정은, 푸틴(러시아 대통령) 이들 모두 그(바이든)를 존경하지 않고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들은 이 신사와 아무것도 하는 게 없으며 그는 우리를 3차 대전으로 내몰 것이다"라고 주장.
▲ 7월 18일 = 대선 후보 지명을 수락하는 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많은 핵무기를 가지고 있는 누군가하고 잘 지내는 것은 좋은 일"이라며 "우리가 재집권하면 나는 그와 잘 지낼 것"이라고 선언.
▲ 7월 20일 = 공화당 대선 후보 선출 후 첫 유세에서 김 위원장에게 "미국에 와서 야구 경기를 보자"고 제안했다는 일화 공개.
▲ 8월 2일 = 폭스뉴스 비즈니스 인터뷰에서 미국을 비롯한 서방과 러시아 간의 수감자 맞교환과 관련, "나는 김정은과 좋은 관계를 갖고 있었고, 북한으로부터 (억류된) 사람들을 데려왔다"고 말함.
▲ 8월 5일 = 미국의 게임 방송 스트리머인 아딘 로스가 생방송 플랫폼 '킥'(Kick)에서 진행한 라이브 방송에 출연, 민주당 대선 후보로 내정된 해리스 부통령을 비판하면서 "김 위원장은 매우 강한 리더로서, 해리스를 잘 모르지만 싫어할 것"이라고 언급.
▲ 8월 12일 = 일론 머스크와의 온라인 대담에서 김 위원장과 싱가포르, 베트남에서 회담하고 판문점에서 그와 만나 북한 땅으로 넘어가기까지 했다고 소개한 뒤 "놀라운 시기였다"며 김 위원장과 자신의 좋은 관계로 인해 미국에 북한발 위험이 없었다고 주장.
▲ 9월 3일 = 신간 화보집에서 김 위원장과의 회담을 부각하면서 "진정한 변화가 실제로 가능하다는 것을 입증했다"고 자평.
▲ 10월 9일 = 자신의 재임 시절, 김 위원장이 자신과 '핵무기 발사 단추'를 거론하는 거친 언사를 주고받은 뒤 전화를 걸어와 회담을 제안해왔다고 소개.
▲ 10월 25일 = 대선을 열흘 앞두고 "김정은보다 더 큰 문제는 (미국) 내부의 적"이라며 "우리는 그와 아무 문제가 없었다"고 주장.
wald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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