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방공식별구역 침범…관영지 "동해·서태평양은 중러의 문앞, 합동순찰은 합리적"
(베이징=연합뉴스) 정성조 특파원 = 중국 국방부는 중국과 러시아 군용기들이 지난달 29∼30일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을 포함한 동해·태평양 상공에서 합동 순찰을 벌인 것에 대해 특정 국가를 겨냥한 것이 아니라는 입장을 내놨다.
장샤오강 중국 국방부 대변인은 1일 국방부 홈페이지에 게시한 입장문에서 "11월 29∼30일 중러 양국 공군은 일본해(동해), 태평양 서부의 관련 공역에서 합동 공중 전략 순찰을 실시해 양국 공군의 연합 훈련·행동 능력을 검증하고 높였다"고 밝혔다.
장 대변인은 이어 "중러 연합 공중 전략 순찰은 연간 협력 계획 내의 정례적 프로젝트"라며 "제3국을 겨냥하지 않았고 현재 국제·지역 정세와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한국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오전 9시 35분께부터 오후 1시 53분께까지 중국 군용기 5대와 러시아 군용기 6대가 동해·남해 KADIZ에 순차적으로 진입했다가 이탈했다.
영공 침범은 없었으며, 양국 폭격기와 전투기 등이 진입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군용기들은 이어도 쪽에서 한국과 일본 사이를 거쳐 독도 쪽으로 향했고, 러시아 군용기들은 북동쪽에서 독도를 향해 남하했다.
중국 국방부는 지난달 29일 소셜미디어를 통해 "중국군과 러시아군이 동해 공역에서 제9차 연합 전략순찰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한국 국방부는 당일 주한 중국 국방무관과 러시아 국방무관에게 유선으로 항의했다.
국방부는 중국과 러시아 군용기가 사전 통보 없이 KADIZ에 진입해 장시간 비행한 데 대해 유감을 표명하고, 이런 행동이 불필요하게 역내 긴장을 조성하는 요인이 될 수 있으므로 재발 방지를 위해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을 강력히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방공식별구역은 자국 영공으로 접근하는 군용 항공기를 조기 식별해 대응하기 위해 설정하는 임의의 선으로, 개별 국가의 주권 사항인 영공과는 다른 개념이다.
다만 다른 나라 방공식별구역 안에 진입하는 군용 항공기는 해당 국가에 미리 비행 계획을 제출하고 진입 시 위치 등을 통보하는 것이 국제적 관행이다.
2019년부터 중국과 러시아는 연합훈련 등의 명목으로 연간 1∼2차례 정도 군용기를 KADIZ에 진입시키고 있지만, 사전 통보는 하지 않고 있다. 중러 군용기가 동시에 KADIZ에 들어온 것은 지난해 12월 14일 이후 근 1년 만이다.
한편, 중국 관영매체는 중러의 동해·서태평양 순찰이 정상적 행위라는 주장을 폈다.
중국 영문매체 글로벌타임스는 전날 기사에서 자국 군사 전문가 장쥔서를 인용하는 형식으로 "일본해와 동중국해, 서태평양 공역은 중국과 러시아의 문앞(doorstep)으로 간주된다"고 썼다.
이어 "두 공군이 이 지역들에서 합동 전략 순찰을 수행하는 것은 완전히 합리적이고, 중러 군용기가 순찰한 미야코해협(일본 오키나와섬과 대만 북동부의 일본 미야코섬 사이 해역)과 쓰시마해협(대한해협 동수로), 서태평양 같은 수역들에선 모든 국가가 항행의 자유를 갖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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