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정당 득표율 일제히 하락·투표율도 가장 낮아
(브뤼셀=연합뉴스) 정빛나 특파원 = 아일랜드 총선 결과 양대 중도우파가 집권당 자리를 지켜낸 것으로 보인다.
1일(현지시간) AP, AF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치른 총선 개표가 56%가량 진행된 가운데 기존 연정에 참여 중인 아일랜드공화당, 통일아일랜드당이 각각 21.9%, 20.8% 득표율로 나란히 1·2위를 차지했다.
제1야당인 민족주의 성향의 신페인당이 19.0%의 득표율로 3위를 달리고 있다.
이대로 결과가 확정되면 174석 의석 중 88석을 차지할 과반 정당이 없어 공화당과 통일아일랜드당은 이전처럼 연정을 구성해야 한다.
앞서 공화당과 통일아일랜드당은 신페인당과 연합 가능성을 배제했다. 최종 개표 결과 두 정당이 합쳐서 88석에 못 미치면 무소속 혹은 소수당의 참여를 모색해야 한다.
아일랜드는 건국 이래 공약이 비슷한 공화당과 통일아일랜드 중 적어도 한 정당이 계속 연정을 주도했으나 최근 총선에서 합산 득표율이 계속 하락하고 있다고 영국 스카이뉴스 방송은 짚었다.
특히 이번 총선에서 공화당과 통일아일랜드당의 합산 득표율은 사상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고 영국 스카이뉴스 방송은 짚었다.
여야를 불문하고 '주류' 정당의 득표율이 일제히 하락한 것도 특징이다. 투표율도 59.7%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신페인당의 경우 지난 총선보다 득표율이 5.5%포인트 하락하며 출마한 모든 정당 중 하락 폭이 가장 컸다. 또 신페인당의 득표율 하락은 35년 만에 처음이다.
2020년 공화당·통일아일랜드당과 손을 잡고 연정에 참여했던 녹색당은 현재까지 개표 결과 기존 12석 가운데 1석을 제외하고 모두 잃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유권자들이 현 정부에 반대하더라도 정작 야당이 민심의 불만을 해소해줄 수 있다는 확신이 부족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외신들은 해설했다.
차기 정부는 이번 선거 최대 현안이었던 이민 급증과 집값 급등, 주택난 해결을 과제로 안고 있다.
아울러 유럽연합(EU) 회원국 중 아일랜드 물가가 두 번째로 높다는 점에서 중도우파 연정이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지지율은 더 떨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아일랜드 선거제도는 단기 이양식 투표(STV·single transferable vote)를 통한 비례대표제로, 각 유권자가 후보별 선호 순위를 매기고, 당선인이 얻은 잉여표와 탈락 후보의 표를 후순위 후보에게 차례로 이양하는 방식이다.
복잡한 선거 방식은 유권자의 선호도를 세밀히 반영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나 결과 발표에 시간이 오래 걸린다. 이에 최종 결과 확정까지는 며칠 더 걸릴 전망이다.
shi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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