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현수 기자 = 국내 초·중·고등학교 등 공공 영역의 클라우드 분야 진출 길이 열린 마이크로소프트(MS)가 AI 교육 분야에 진출하지 관심이 쏠린다.
4일 ICT 업계에 따르면 MS는 글로벌 빅테크로는 처음으로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으로부터 클라우드 서비스 보안인증제(CSAP) '하' 등급 인증을 획득했다.
CSAP는 보안인증 기준에 적합한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에 대해 안전성과 신뢰성을 인증하는 제도로, 클라우드 서비스를 공공 기관에 공급하기 위한 필수 관문으로 꼽힌다.
정부는 지난해 민감 데이터 취급 여부에 따라 CSAP를 '상·중·하' 단계로 나눴는데, 이 중 하 등급은 개인정보를 포함하지 않고 공개된 공공 데이터를 운영하는 시스템에 대해 부여한다. 국내에 데이터센터가 없어 물리적 망(영역) 분리를 할 수 없는 빅테크 클라우드도 인증을 받을 수 있다.
MS 외에도 구글·AWS가 CSAP 하 등급 신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MS는 CSAP 하 등급 인증 획득과 함께 국정원의 신보안적합성검증 체계 중 '다' 그룹에 속하는 공공기관 클라우드 사업에 진출할 수 있게 됐다.
해당 다 그룹에는 초·충·고등학교 및 기초자치단체 등이 포함됨에 따라 MS가 AI 교육 분야에 진출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춘식 아주대 정보보안학과 교수는 "공공 교육 데이터는 공개된 정보기 때문에 해외 빅테크 진출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며 "망 분리 완화에 따라 공공 기관에서 적극적으로 외국산 클라우드를 사용할 수 있다"고 전했다.
해외 빅테크 기업이 AI 교육 분야에 진출할 경우, 교육 현장에서 제품 경쟁력을 갖춘 해외 클라우드 서비스를 사용하는 경향이 심화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전성민 가천대 경영대학 교수는 "MS가 교육 분야에서 애플리케이션·클라우드군을 통합해 팔 가능성이 있다"며 "학생들이 어려서부터 워드 등 가격 경쟁력이 뛰어난 MS 오피스를 쓰다 보면 '록인(Lock-in) 효과'(특정 제품이나 서비스에 소비자를 묶어두는 효과)에 따라 다른 제품으로 전환이 어려운 효과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해외 기업의 국내 교육 AI 소프트웨어 시장 진출이 지지부진했던 점을 근거로 MS가 국내 교육 분야에서 큰 영향력을 발휘할지는 미지수란 분석도 나온다.
한 에듀 테크 업계 관계자는 "국내 교육 AI 소프트웨어 시장에 진출한 해외 업체들이 성공한 사례가 많지 않아 (MS 공공 분야 진출에 대해) 업계에서 큰 의미를 두진 않는 것 같다"고 전했다.
특히, 교육 분야의 화두인 AI 디지털 교과서는 CSAP '중' 등급에 속해, 빅테크 기업이 곧바로 진출할 수 있는 분야는 아니다.
그러나 정부가 망 분리 규제 완화를 검토하는 가운데, 향후 빅테크 기업이 CSAP 중 등급 인증을 받을 경우, AI 디지털 교과서 사업에 참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MS와 공공·금융 등 분야를 대상으로 보안성을 강화한 '시큐어 퍼블릭 클라우드' 공급을 추진하는 KT는 AI 교과서 클라우드 시장 진출 계획에 대해 "아직 협력에 따른 구체적인 사업 분야는 정해지지 않았다"고 언급했다.
hyuns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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