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총 조사…작년에는 '내국인 구인 어려움'이 가장 큰 이유
외국인 가사근로자 도입엔 53% "저출생·일가정 양립에 도움안돼"
(서울=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우리나라 기업들이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하는 가장 큰 이유가 인력 부족이 아니라 낮은 인건비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300인 미만 기업 600개사를 대상으로 '외국인 근로자 활용현황 및 정책 인식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3일 밝혔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외국인 근로자 고용 이유를 묻는 말에 가장 많은 48.2%가 '상대적으로 낮은 인건비'라고 답했다.
이어 '내국인 구인 어려움'(34.5%), '2년 초과 고용 가능'(6.8%), '낮은 이직률'(6.5%), '낮은 노사분규 가능성'(4.0%) 등의 순으로 답이 나왔다.
지난해 같은 주제로 진행한 조사에서 응답 기업 92.7%가 '내국인 구인난'을 택한 것과 상당히 대비되는 결과라고 경총은 전했다. 당시 '상대적으로 낮은 인건비'를 꼽은 비율은 2.9%에 불과했다.
외국인 근로자 고용 애로사항(복수 응답)과 관련해선, '직접인건비'라는 답이 64.3%로 가장 많았다.
특히 제도적 애로사항에 대해서는 응답 기업 54.5%가 '사업장별 고용허용 인원 제한'을 택했다. '짧은 체류 허용 기간'이라는 응답 비율도 41.3%나 됐다.
내년 외국인 근로자(E-9) 도입 규모를 묻는 말에는 응답 기업 89.3%는 '올해 수준(16만5천명)을 유지해야 한다'고 했다.
특히 응답 기업의 27.8%는 '현재 충분한 수준의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는데 그 이유로는 '사업장별 고용허용 인원 제한'(40.1%)이 가장 많이 꼽혔다.
정부가 외국인 가사 근로자를 도입해 알선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응답 기업 절반이 넘는 53.2%가 해당 제도가 저출생 대응이나 일·가정 양립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경총 임영태 고용·사회정책본부장은 "작년보다 외국인 근로자의 인건비 부담 어려움을 호소하는 기업이 크게 늘었다"며 "이는 고금리·내수 부진 장기화로 인한 최근 중소기업의 극심한 경영난이 반영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viv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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