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델리=연합뉴스) 유창엽 특파원 = 인도의 한 정치인이 힌두교 등 방글라데시 내 소수 종교 신봉자 보호를 위해 유엔 평화유지군을 파견해야 한다고 주장하자 방글라데시 정부가 발끈하고 나섰다.
3일(현지시간) 인도 매체 등에 따르면 방글라데시와 인접한 인도 동부 웨스트벵골주 주총리인 마마타 바네르지는 전날 이같이 주장하며 연방정부가 유엔에 파병을 요청할 것을 촉구했다.
이런 주장은 셰이크 하시나 전 방글라데시 총리가 지난 8월 초 퇴진한 뒤 무슬림 다수국인 방글라데시 내에서 하시나 전 총리를 지지해온 힌두교 신자들이 공격 받는 사례가 이어지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하시나 전 총리는 독립유공자 후손 공직할당제 반대 대학생 시위를 무력으로 진압하다가 수백명이 숨지자 총리직에서 사퇴하고 자신이 이끌었던 정부를 후원해온 인도로 급히 달아났다.
하시나의 퇴진 후 혼란을 수습하고 총선을 준비하기 위해 들어선 방글라데시 과도정부는 바네르지 주총리의 이번 발언에 반발했다.
토우히드 호사인 과도정부 외무 고문(장관 격)은 취재진에 바네르지 주총리의 발언은 과도정부에 대한 가장 심한 비판 중 하나로 간주된다며 경악을 금치 못한다고 말했다.
호사인 고문은 인도 언론매체들이 방글라데시 내 힌두교 신자들의 상황에 대해 왜곡된 정보를 퍼트리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양국간) 문제들은 해결될 수 있다"며 "양국 이익은 서로 존중돼야 하고 방글라데시는 인도와의 우호적인 관계를 추구한다"고도 했다.
하시나 퇴진 후 방글라데시에선 인도를 비판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고 인도에서는 상반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특히 전날 인도 북동부 트리푸라주 주도 아가르탈라에서는 한 힌두교 단체 회원들이 현지 주재 방글라데시 영사관을 습격해 기물을 파손하기도 했다.
이에 방글라데시 측은 외교관계에 관한 빈협약 준수를 요구하며 인도 측에 항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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