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다음달 23일 임시주총…경영권 분쟁 '마지막 승부'(종합)

입력 2024-12-03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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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다음달 23일 임시주총…경영권 분쟁 '마지막 승부'(종합)
오는 20일 주주명부 폐쇄…막판 지분 확보 경쟁 격화 전망
최윤범 vs 영풍·MBK 연합 지분격차 5%p…연기금·해외기관 캐스팅보트?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 안건, 임시주총서 추진


(서울=연합뉴스) 이슬기 기자 = 고려아연[010130]이 다음 달 23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경영권 분쟁 중인 영풍·MBK파트너스(이하 MBK) 연합과 표 대결에 나선다.
영풍이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와 손잡고 지난 9월 고려아연 공개매수전을 시작하면서 격화된 양측의 경영권 분쟁이 임시주총 결과에 따라 일단락될 전망이다.
고려아연은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본사에서 임시 이사회를 열고 영풍·MBK 연합이 청구했던 임시주총을 개최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임시주총은 다음 달 23일 오전 9시 서울 중구 로얄호텔서울에서 열린다.
임시주총에서 권리 행사가 가능한 주주를 확정 짓는 주주명부 폐쇄일은 오는 20일이다.
우호 지분을 확보할 수 있는 기간이 영업일 기준 열흘 남짓 남은 만큼, 장내 지분 매집 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다.
고려아연에 따르면 이날 이사회에서는 '임시주총 소집의 건'과 '임시주총 권리행사 주주확정 기준일 설정의 건' 등 2가지 안건이 논의됐다.
그간 고려아연은 임시주총 개최와 관련해 영풍·MBK 연합이 추천한 이사진에 대해 검토했다. 이 과정에서 과다 겸직 문제 등을 가진 일부 인사들에 대해 보완 자료를 요청하는 등 임시주총 개최를 위한 내부 논의를 진행했다.
임시주총 표 대결을 통해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 측과 영풍·MBK 연합 가운데 경영권 분쟁의 승자가 드러나게 된다.
현재 MBK파트너스는 고려아연 공개매수 종료 후 장내 매수를 통해 지분 1.36%를 추가로 취득, 최윤범 회장 측과의 지분 격차를 5%포인트 넘게 벌린 상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영풍·MBK 연합의 고려아연 지분율은 39.83%, 우호 세력 지분을 더한 최윤범 회장 측은 약 34%로 추산된다.

고려아연은 이번 임시주총에서 국민연금 등 연기금과 해외 기관 등의 제3 주주가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한다.
고려아연이 보유한 전구체 제조 기술이 정부로부터 국가핵심기술로 판정받았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국민연금이 현 경영진인 최윤범 회장 측의 손을 들어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국가핵심기술 보유 기업은 경제안보상 이유로 정부 승인이 있어야 외국 기업에 인수될 수 있다. MBK가 이번 고려아연 공개 매수에 활용한 바이아웃6호 펀드에서 중국계 자본 비중은 5% 안팎이다.
고려아연은 또 영풍·MBK 연합을 겨냥한 시세조종 혐의 등에 대한 조사도 임시주총에서 주주들의 의결원 행사와 실제 표결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주장한다.
고려아연 경영진은 임시주총에서 국가핵심기술을 보유한 국가기간산업으로서 고려아연의 역할과 가치를 강조할 방침이다.
고려아연의 장기적인 발전과 수익률 증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방안 등도 설명할 계획이다.
아울러 고려아연은 임시주총에서 영풍·MBK 연합이 제시한 '14명 이사 선임의 건'과 '집행임원제도 도입을 위한 정관 일부 변경의 건'을 의제로 다룰 예정이다.
앞서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기자회견을 통해 밝힌 '이사회 독립성 강화 방안', '투자자 및 주주 소통 강화 방안', '소액주주 의사 반영 및 기업 밸류업 방안' 등도 추가 안건으로 상정할 계획이다.
최 회장은 이사회의 독립성을 강화하기 위해 회장인 자신이 이사회 의장 자리를 내놓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최 회장이 평이사로 돌아가는 대신,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을 수 있도록 하는 안건도 임시주총에서 추진할 계획이다.
고려아연은 이를 위해 별도의 이사회를 추가로 열기로 했다.


이밖에 고려아연은 해외 투자자·주주와의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외국인 사외이사와 기업설명(IR) 전담 사외이사 임명 등도 임시주총 안건으로 올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소액주주 권리 강화를 위한 '소수주주 다수결제'(MOM) 제도를 정관에 도입하는 안, 분기 배당과 배당 기준일 이전 배당 결정을 통해 배당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이는 최 회장이 앞서 주주가치와 시장의 신뢰를 높이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며 도입을 공언한 제도다. 고려아연은 이 같은 안건을 임시주총에 올릴지를 다음 이사회에서 확정할 계획이다.
고려아연은 "미래 성장 전략 등을 주주들에게 소상히 알려 주주와 경영진, 임직원이 고려아연의 성장과 발전을 위해 한 방향으로 나아가는 계기가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wis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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