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계환 기자 = 성폭력 피해 고발 '미투'(Me too·나도 고발한다) 운동을 촉발한 미국 영화 제작자 하비 와인스틴(72)이 수감 중 건강 악화로 입원했다고 그의 변호사가 2일(현지시간) 밝혔다.
AFP통신에 따르면 그의 변호인인 임란 안사리는 와인스틴이 즉각적인 치료가 필요하다는 혈액검사 결과에 따라 응급 치료를 받기 위해 뉴욕의 한 병원으로 이송됐다고 전했다.
안사리 변호사는 그동안 와인스틴이 악명 높은 라이커스 아일랜드 교도소에서 적절한 의료 서비스도 받지 못한 채 비인간적인 상황을 견뎌내고 있었다면서 상태가 안정될 때까지 와인스틴이 뉴욕 병원에 머물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대변인인 유다 엥겔마이어도 와인스틴이 백혈병을 포함한 여러 질병을 앓고 있음에도 적절한 의료적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면서 여러 면에서 그가 잔인하고 비정상적인 처벌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와인스틴은 지난 9월 가슴 통증으로 인근 병원에서 응급 심장 수술을 받았으며 10월에는 만성 골수 백혈병(CML) 진단을 받았다고 현지 언론이 전한 바 있다.
와인스틴은 뉴욕주에서 여배우 지망생과 TV 프로덕션 보조원을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돼 2020년 징역 23년형을 선고받고 복역하다가 지난 4월 주 대법원에서 유죄 판결이 뒤집히면서 재심을 기다리고 있다.
뉴욕주 대법원은 하급심에서 검찰이 와인스틴의 직접적 혐의와 관련 없는 여성들을 증인으로 세우는 실수를 저질렀다며 새 재판을 받도록 했다.
와인스틴은 뉴욕주 재판과 별개로 2004∼2013년 베벌리힐스에서 여성 5명을 성폭행한 혐의로 2022년 캘리포니아주에서 징역 16년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와인스틴은 1979년 동생 밥 와인스틴과 함께 영화 제작·배급사 미라맥스 스튜디오를 설립해 '굿 윌 헌팅', '펄프 픽션', '셰익스피어 인 러브' 등을 배급하면서 할리우드 거물이 됐다.
그러나 2017년 그가 30여년간 배우와 직원 등 여성들을 상대로 각종 성범죄를 저질렀다는 보도와 폭로가 잇따르면서 몰락했다.
당시 앤젤리나 졸리, 귀네스 팰트로, 애슐리 저드 등 유명 배우들을 포함해 수십명이 와인스타인에게 피해를 본 사실을 공개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미투 운동이 촉발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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