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수상자들 스톡홀름 집결…'유일 女수상자' 한강 집중 조명
한국어 강연·번역가 대담…'한복? 드레스?' 한강 패션에도 관심
(브뤼셀=연합뉴스) 정빛나 특파원 = 소설가 한강이 오는 6일(현지시간) 노벨문학상 수상 이후 첫 공식 기자회견에 나선다.
노벨위원회에 따르면 문학·생리학·물리·화학·경제 등 5개 분야 노벨상 수상자 총 11명이 이날부터 12일까지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진행되는 '노벨 주간'(Nobel Week) 각종 행사에 참석한다.
매년 10월 수상자가 발표된 이후 그해 12월마다 개최되는 노벨 주간은 수상자들이 시상식을 비롯한 다양한 기념행사를 통해 전 세계 언론 및 대중과 직접 만나는 일종의 축제다.
한강은 6일 오후 1시(한국시간 오후 9시)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당일 노벨박물관을 찾아 소장품을 기증한다. 노벨상 수상자만을 위한 '특별한 방명록'인 박물관 레스토랑 의자에 친필 서명도 남긴다.
이 박물관에는 2000년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이 기증한 고 이희호 여사의 손 편지와 털신도 전시돼 있다.
7일에는 스웨덴 한림원에서 작품 세계를 회고하는 강연이 열린다.
1시간가량 한국어로 진행하는 강연 현장은 사전 초청자에 한해 출입이 엄격히 통제되지만, 노벨위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된다.
특히 한강이 10월 노벨상 수상자로 선정된 이후 언론과 거의 접촉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그가 내놓을 메시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노벨 주간의 하이라이트는 10일 스톡홀름 랜드마크인 콘서트홀(Konserthuset)에서 열리는 시상식이다.
2차 세계대전으로 2년간 시상식이 취소됐던 시기를 제외하면 1926년부터 한 세기 가까이 매년 같은 날 콘서트홀에 노벨상 시상식의 시그니처인 '블루 카펫'이 깔린다.
칼 구스타프 16세 스웨덴 국왕이 한강을 비롯한 5개 분야 수상자에게 노벨상 증서(diploma)와 메달을 수여한다.
'고유한 예술 작품'으로 불리기도 하는 증서는 수상자 개개인만을 위해 수작업으로 제작되며, 특히 문학상 증서는 수상자나 그의 작품 특성을 반영해 디자인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상식 이후 4시간가량 스톡홀름 시청사에서 개최되는 연회에는 올해 수상자들 외에 왕실 관계자, 외국 귀빈 등 1천300명이 초대됐다. 이 자리에서 수상 축하를 위한 '특별 만찬' 준비에 셰프만 40여명 투입된다.
한강이 선보일 패션에도 관심이 주목된다.
시상식과 연회 초청자들은 예외 없이 엄격한 드레스코드를 지켜야 한다. 남성은 연미복, 여성은 이브닝드레스가 기본이지만, 출신 국가의 전통 의상도 허용된다.
이번 노벨 주간에는 유독 문학상 관련 부대행사가 많은 것도 특징이다.
대중과 소통할 수 있는 소재가 풍부한 문학의 특성은 물론, 올해 11명 수상자 가운데 한강이 유일한 여성 수상자인 점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한강은 12일 왕립극장에서 스웨덴의 번역가이자 저널리스트인 유키코 듀크와 대담한다.
이 외에 한강 등 역대 여성 문학상 수상자의 작품을 소개하는 '문학의 밤' 행사를 비롯해 노벨 주간 기간 스톡홀름 도심 주요 건물 외벽에는 역대 여성 수상자들을 기념하는 조명(照明) 작품을 선보인다.
작품 중에는 한강과 관련한 이미지도 포함돼 있다고 노벨위 관계자는 전했다.
한편, 노벨평화상 시상식은 10일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별도로 열린다. 이는 노벨상 제정을 유언한 알프레드 노벨이(1833년 10월 21일∼1896년 12월 10일) 사망 당시 스웨덴-노르웨이 연합왕국이었던 상황을 반영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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