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기부금 영수증' 종교단체·'이중장부' 예식업자도
(세종=연합뉴스) 송정은 기자 = 한진[002320]가 2세인 조남호(73) 한진중공업홀딩스[003480] 회장과 조정호(66) 메리츠금융지주[138040] 회장이 해외금융계좌에 수백억원을 보유하고 신고 의무를 누락해 이름이 공개됐다.
국세청은 4일 불성실 기부금 수령단체 25곳, 조세포탈범 41명, 해외금융계좌 신고 의무·세금계산서 발급 의무 등 위반자의 인적사항 등을 국세청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조남호·정호 회장은 각각 399억8천100만원을 해외 금융계좌에 갖고 있으면서 신고하지 않아 나이와 주소, 직업(기업인)이 공개됐다.
당해 연도 매월(1∼12월) 말일 중 어느 하루라도 해외금융계좌에 5억원을 초과하는 금액을 보유하면 다음 연도 6월 1일∼30일 과세당국에 신고해야 한다.
신고 기한 내 신고하지 않거나 과소 신고한 금액이 50억 원을 초과하면 명단 공개 대상이 된다.
조정호 회장 측은 "예금 계좌의 공동상속인 중 한 명이 과세 관청에 신고했기 때문에 신고 의무가 없다고 착오해서 벌어진 일"이었다고 설명했다. 공동명의 계좌라면 명의 소유자가 각각 신고해야 한다.
그러면서 "2019년 해외금융계좌 미신고 건이 과세 관청 내부 행정절차와 명단공개 적법성에 관한 행정소송으로 이어지면서 명단공개가 지연된 것"이라며 말했다.
그는 "조정호 회장은 해당 해외금융재산에 부과된 상속세 및 신고 의무 불이행에 부과된 과태료와 벌금을 모두 성실히 납부했고, 해당 계좌와 관련해 법적으로 이행하지 않은 사항은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공개 대상에는 기부금 영수증에 단가를 매겨 수백 회에 걸쳐 거짓 기부금 영수증을 판매한 종교단체가 포함됐다.
이처럼 거짓 기부금 영수증을 발급했거나 상속·증여세법에 따른 의무 불이행으로 세금을 추징당한 단체는 불성실 기부금 수령단체로, 공개 대상이다.
거짓 기부금 영수증을 최다 발급한 단체는 296회에 걸쳐 9억5천396만원어치의 거짓 영수증을 발행했다. 의무 불이행 추징세액 최고액은 5억7천317만원으로 확인됐다.
25개 단체 가운데 종교단체가 18곳으로 전체의 72%를 차지했다. 이어 교육단체 3곳, 사회복지단체 2곳, 학술·장학단체 1곳, 의료법인 1곳 등이다.
증여세를 면제받은 출연재산을 3년 이내에 공익목적 사업에 사용하지 않고 나대지로 방치해 1천만원 이상 증여세를 추징당한 단체도 있다.
이번에 공개된 조세포탈범에는 미등록 PG 업체를 이용한 결제 대금을 차명계좌로 수취해 세금을 포탈한 배달 전문 음식업 사업자, 현금·차명계좌로 수취한 소득을 은폐하기 위해 이중장부를 작성하고 실제 계약서를 파기한 예식장 사업자 등이 포함됐다.
또한 정당한 사유 없이 국외 소재 금융자산을 신고 누락한 2명이 해외금융계좌 신고 의무 위반자로 공개됐고 세금계산서 등 증빙이 없는 무자료 거래를 정상 거래로 위장하기 위해 수수료를 받고 거짓 세금계산서를 발급한 사업자 2명도 의무 위반자로 이름을 올렸다.
s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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