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티, 1.8→1.6%로 하향 조정…8개 IB 평균도 한달 새 2.0→1.8%
2%대 전망 실종…"트럼프발 보호무역주의 파급 우려"
(서울=연합뉴스) 한지훈 기자 = 내년 한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1% 중반대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해외 투자은행(IB) 전망이 나왔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씨티는 최근 보고서에서 내년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6%로 제시했다. 지난 10월 말 1.8%에서 0.2%포인트(p) 하향 조정한 수치다.
씨티는 내년 전망치를 지난 3월 말 1.6%에서 4월 말 1.8%로 한 차례 높였다가 7개월여 만에 다시 1.6%로 원상복구 했다.
내후년 전망치도 이번에 기존 1.7%에서 1.6%로 낮췄다.
씨티는 보고서에서 "올해 4분기의 성장률 둔화와 함께 내년 트럼프 2기 하의 미국 관세 리스크를 고려해 내년과 후년 전망치를 조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이 관세를 인상할 경우 중국, 캐나다, 멕시코 등으로의 수출에서 한국의 경제 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비상계엄 사태 여파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정책 대응 덕분에 한국 경제와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은 단기에 그칠 것"이라고 평가했다.
우리 경제 전망에 대한 눈높이를 낮추는 것은 씨티뿐이 아니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씨티를 포함한 글로벌 IB 8곳이 제시한 내년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지난달 말 기준 1.8%로, 한 달 전보다 0.2%p 하락했다.
골드만삭스와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는 2.2%에서 1.8%로, UBS는 2.1%에서 1.9%로, 노무라는 1.9%에서 1.7%로, JP모건은 1.8%에서 1.7%로 각각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바클리는 1.8%, HSBC는 1.9%를 유지했다.
한 달 전만 해도 골드만삭스,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 UBS 등이 2%대 전망치를 내놨지만, 이제 예외 없이 1% 중후반대를 예상하는 셈이다.
이들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 평균도 한달 새 2.3%에서 2.2%로 낮아졌다.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가 2.5%에서 2.2%로, 씨티가 2.3%에서 2.2%로 각각 조정한 결과다.
IB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보편 관세 등 새로운 경제 정책이 아시아 국가들의 경제에 그늘을 드리울 것으로 보고 있다.
국제금융센터는 "양호한 수출 경기와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 확대가 아시아 주요국 성장을 뒷받침하고 있지만, 트럼프발 보호무역주의에 따른 파급이 있을 것"이라고 요약했다.
앞서 한국은행은 지난달 28일 "미국 신정부의 경제정책 향방에 따른 경기와 인플레이션의 불확실성이 증대됐다"며 내년과 내후년 성장률 전망치를 1.9%와 1.8%로 제시했다.
hanj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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