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아 '친러 승리' 총선 효력 인정…반정부 시위 유혈 진압

입력 2024-12-04 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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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아 '친러 승리' 총선 효력 인정…반정부 시위 유혈 진압
"야당 대표, 구타 후 의식 잃은 채 연행"



(제네바=연합뉴스) 안희 특파원 = 조지아 사법부가 친러시아 성향 여당이 승리한 총선의 유효성을 인정했지만 부정 선거 논란 속에 불붙은 반정부 시위는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조지아 총리가 유럽연합(EU) 가입 절차를 중단하겠다고 발표한 이후 시위는 더욱 드세졌고, 당국은 강경 진압으로 맞서면서 국제사회는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4일(현지시간) AFP 통신 등에 따르면 조지아 헌법재판소는 지난 10월27일 총선이 러시아 등 외부 세력의 개입으로 불공정하게 치러졌다는 살로메 주라비슈빌리 대통령의 소송을 전날 기각했다.
친러시아 노선을 추구하는 여당인 '조지아의 꿈'이 승리한 총선이 유효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무소속인 친서방 성향의 주라비슈빌리 대통령은 지난 총선에서 각종 부정행위가 드러났다는 국제 선거감시 단체의 지적을 근거로 선거 무효 소송을 내고 총선 결과를 거부해왔다. 그는 조지아가 직선제로 뽑은 마지막 대통령으로 이달 임기가 끝난다.
조지아의 꿈은 이미 당 대표인 이라클리 코바히제 총리를 연임 총리로 추대한 상태다. 이번 조지아 헌재의 결정에 따라 행정수반으로서 대부분의 실권을 쥔 코바히제 총리의 연임은 사실상 확정됐다.
그러나 지난달 29일 코바히제 총리가 자신의 임기 내에 EU 가입 논의를 아예 하지 않겠다고 발표하면서 반발 여론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EU 가입은 헌법에도 명시된 사안인데 총리가 이런 책무를 내버렸다는 것이다.
수도 트빌리시를 비롯한 곳곳에서 반정부 시위가 엿새째 이어졌다.
전날까지 시위대 293명이 체포됐다. 경찰이 최루탄과 물대포 등을 동원해 시위대를 강경 진압하면서 부상자도 속출했다.
레반 이오셀리아니 조지아 인권 옴부즈만은 시위에 가담했다가 부상한 시민들은 얼굴과 눈, 머리 등을 다쳤으며 이는 경찰의 '고문 행위'에 해당한다고 비판했다.
폴커 튀르크 유엔 인권최고대표도 성명을 통해 "시위대를 대상으로 불필요하거나 불균형적인 무력을 사용한 것은 매우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조지아 야당인 연합변화당의 니카 그바라미아 대표가 경찰에 체포됐다고 전했다. 연합변화당은 그바라미아 대표가 경찰에 구타당한 뒤 의식을 잃고 쓰러진 상태로 차량에 태워져 연행됐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야당인 통합국민운동은 이날 경찰이 영장 없이 당사를 급습했다고 알리기도 했다.
조지아 야당들은 총선 효력을 여전히 부인하며 의회 일정을 보이콧했다.
코바히제 총리는 야당과 협상하지 않기로 하고 시위에 가담하는 반정부 세력과 공무원을 처벌하겠다며 강경하게 맞서고 있다.


prayerah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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