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X와 함께 민간인 첫 우주유영 실험 등 굳건한 동맹관계
머스크 "축하" 인사…아이작먼 "미국인들, 달과 화성 걷게 될 것"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임미나 특파원 = 4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미 항공우주국(NASA) 수장으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우군인 억만장자 재러드 아이작먼(41)을 지명하면서 항공우주 분야에서 머스크의 영향력이 한층 더 강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아이작먼은 지난 9월 머스크가 이끄는 우주기업 스페이스X와 협력해 민간인 최초 우주유영 기록을 쓴 인물이다.
미 언론은 이날 아이작먼이 NASA 수장으로 발탁됐다는 소식을 전하면서 "트럼프가 머스크의 우군(ally)을 NASA에 앉혔다"고 전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아이작먼 지명은 NASA의 정책과 계약에 있어서 그가 머스크의 스페이스X에 혜택을 줄 것이라는 우려를 키울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NASA는 연간 약 250억달러(약 35조3천억원)의 예산을 집행하며 미국의 항공우주 분야를 총괄하는 대규모 정부 기관이다.
2020년 말부터 스페이스X의 투자자로 머스크와 인연을 맺은 아이작먼은 2021년 스페이스X의 첫 번째 민간인 우주비행인 '인스피레이션4' 임무를 이끌고 3일간 우주에 머물면서 그 자금을 댔다.
또 지난 9월 스페이스X 엔지니어 등을 동반해 스페이스X의 우주캡슐을 타고 우주를 비행하며 민간인 최초 우주유영을 실행했을 때도 '폴라리스 던'이라는 이름의 이 프로젝트 전반을 지휘하고 스페이스X에 수억달러의 자금을 제공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블룸버그는 아이작먼이 운영하는 결제처리업체 시프트4 페이먼츠가 스페이스X에 자금을 지원한 액수만 해도 2천750만달러(약 389억원)라고 전했다.
아이작먼은 폴라리스 프로젝트로 스페이스X와 함께하는 2차례의 우주비행을 더 기획해 왔으며, 그중 하나는 머스크가 야심 차게 개발 중인 달·화성 우주선 '스타십'의 유인 비행이다.
아이작먼 역시 그간의 우주비행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머스크와 마찬가지로 달과 화성을 개척하겠다는 궁극적인 꿈을 거듭 밝혀 왔다.
아이작먼은 1999년 고등학교를 중퇴하고 뉴저지주에 있는 부모 집 지하실에서 결제처리업체 시프트4를 창업했다. 이 회사가 2020년 상장된 이후 아이작먼의 지분 가치는 약 17억달러(약 2조4천30억원)에 달한다.
사업가로 성공한 뒤 그는 어릴 적부터 키워왔던 우주비행의 꿈을 본격적으로 추구하기 시작했다. 회사를 경영하면서 취미로 전투기 조종 기술을 배웠고 스페이스X에 투자하면서 민간 우주비행사가 됐다.
그는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지명을 받게 돼 영광"이라며 "나는 우주에서 이 놀라운 지구를 볼 수 있는 행운을 누렸으며, 미국이 인류 역사상 가장 놀라운 모험을 주도하는 것에 대해 열정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나는 달 착륙 이후에 태어났고 내 아이들은 (NASA의) 마지막 우주 왕복선 발사 이후에 태어났다"며 "여러분에게 약속하건대, 우리는 다시는 별을 여행할 수 있는 능력을 잃지 않을 것이며 2등에 안주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국인들은 달과 화성을 걷게 될 것이며, 우리는 그렇게 함으로써 지구에서의 삶을 더 좋게 만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머스크는 트럼프 당선인이 아이작먼을 지명하면서 올린 성명과 아이작먼의 글을 모두 리트윗해 공유하며 "축하한다"고 인사했다.
머스크는 그동안 스페이스X의 주요 발주처인 NASA에 대해 공개적인 비판을 하지는 않았지만, 항공우주 분야에 적용되는 각종 정부 규제와 낡은 관행에 대해 거듭 불만을 제기해 왔다.
min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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