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션 손맛 살아있는 게임플레이…액트 보스 1시간씩 걸리고 일반 몬스터도 강력
느려진 속도감·높은 난이도 호불호 갈릴 듯…빠른 얼리액세스 탈출이 관건
(서울=연합뉴스) 김주환 기자 = 카카오게임즈[293490]의 연말 퍼블리싱 기대작 '패스 오브 엑자일(POE) 2'가 첫 발표 5년만에 7일 얼리 액세스(앞서 해보기) 버전 서비스로 닻을 올렸다.
POE 2는 뉴질랜드 게임사 그라인딩 기어 게임즈가 2013년 처음 선보인 핵 앤 슬래시(전투에 치중한 역할수행게임) 게임 POE의 정식 후속작이다.
카카오게임즈는 2019년 POE의 국내 퍼블리싱에 이어 POE 2의 서비스까지 맡았다.
입소문을 타고 발매 전부터 화제를 끈 POE 2의 얼리 액세스 버전을 발매 전 미리 플레이해 보았다.
◇ 구르기로 공격 피하며 다양한 스킬 연계하는 손맛 일품
POE 2가 전작과 달라진 가장 큰 특징은 자유로운 조작과 회피 기능이다.
많은 기술은 움직이면서 360도 방향으로 공격하는 소위 '무빙샷'이 가능하고, '구르기'로 적의 공격을 긴급히 피할 수 있다.
이같은 게임성은 단순히 캐릭터 스펙으로 적을 무찌르는 게 아니라 소울라이크(다크 소울 시리즈의 영향을 받은 액션 게임의 하위 장르) 게임처럼 전략적으로 치고 빠지며 몰입감 있는 경험을 선사한다.
모든 장비와 패시브 스킬을 주력 스킬 하나만을 위해 세팅하던 전작과 달리, POE 2의 스킬은 혼자서는 제 성능이 나오지 않고 반드시 다른 스킬과 연계해야 최고의 효율을 낼 수 있게 설계돼있다.
육척봉을 주 무기로 쓰는 '몽크'를 예로 들면 적에게 '전도성 징표'를 찍어 감전에 취약하게 만든 뒤 '폭풍의 질풍'으로 적에게 번개 속성 데미지를 입히고, 감전된 적에게 '착취 타격'을 날려 권능 충전 스택을 쌓은 뒤 '충전 지팡이'로 충전을 소모해 강력한 원거리 공격을 퍼붓는 식이다.
전작에서 잘 쓰이지 않던 무기 변경 기능도 POE 2에서는 활용성이 높았다. '쓰론 앤 리버티' 같은 게임처럼 지금 장착하지 않은 무기 스킬이라도 사용하면 자동으로 무기가 바뀐다.
이를 활용하면 근거리 캐릭터라도 자유롭게 마법이나 원거리 공격을 쓸 수 있어 다양한 콘셉트의 캐릭터 육성이 가능할 전망이다.
각종 시각 효과도 전작보다 업그레이드됐고, 연출도 트리플A급 게임에 걸맞는 수준으로 화려했다.
◇ 초반부터 자비없이 몰아치는 난이도, 호불호 갈릴 듯
다만 전작은 물론 다른 핵앤슬래시 RPG와 비교해 봐도 느린 속도감은 호불호가 크게 갈릴 전망이다.
대부분의 기술은 선후 딜레이가 긴 데다 도중에 피격당하면 취소되는 일이 잦다. 캐릭터의 이동 속도도 느리고 이동 기술도 난사가 불가능하다.
가뜩이나 보스나 희귀 등급 몬스터는 물론, 일반 몬스터까지 체력이 전반적으로 높고 공격력이 강하게 설정돼있다.
모든 몬스터에게는 충돌 판정이 적용돼서 둘러싸이면 빠져나올 방법이 없는데, 이 때문에 근접 캐릭터는 전작처럼 육성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보스전 도중 죽으면 보스의 체력이 초기화되고, 필드 사냥 도중에도 죽으면 모든 몬스터가 소울라이크 게임처럼 되살아난다.
이런 높은 난도 때문에 근접 캐릭터로 액트 1 보스를 잡는 데는 한 시간이 조금 넘게 걸렸다.
전작이나 유사한 게임인 '디아블로 4'에서는 약한 몬스터가 대규모로 몰려오면 쓸어버릴 생각에 신이 나는데, POE 2에서는 '저거 잡다가 죽으면 언제 또다시 기어가는 속도로 여기까지 오나'하고 한숨만 나온다.
아이템 드롭률도 매우 낮다. 혈투 끝에 액트 보스를 처치하고 나서 얻을 수 있는 장비 아이템은 매직 아이템 서너 개에 화폐 아이템 두어개였다.
한바탕 전투를 펼치고 나면 바닥에 장비 아이템이 수십 개씩 떨어져 있고 극초반 구간만 벗어나면 레어·유니크 아이템도 잘 떨어지던 전작과는 대비된다.
이런 요소들은 전작의 빠른 속도감을 기억하는 이들에게는 상당한 진입 장벽이 될 공산이 크며, 결과적으로 하드코어 게이머층에 소구하는 게임이 될 것으로 보인다.
◇ 얼리액세스 거쳐 내년 정식 출시…높은 잠재력
상기한 단점에도 POE 2는 여전히 대체가 불가능한 게임이며, 전작처럼 하드코어 게이머 팬층을 중심으로 장르의 진화를 끌어나갈 작품으로 보인다.
아직 얼리 액세스 단계라 전체 6막 구성의 스토리는 3막까지만 지원되고 구현된 무기 종류와 직업의 숫자도 절반가량이지만, 지금도 충분히 깊이 있는 게임플레이를 보여줬기 때문이다.
제작진이 공언한 POE 2의 정식 출시 시점은 내년이다.
이미 전작에 있던 '의식'이나 '결전', '성역' 등의 콘텐츠도 POE 2에 이식돼 있고 제작진이 앞으로도 '전직' 같은 콘텐츠를 추가하겠다고 밝힌 만큼, 잠재력은 더 크다.
결론적으로 POE 2의 성공은 완성도 높은 라이브 서비스와 빠른 콘텐츠 완성을 통한 얼리 액세스 탈출이 가를 전망이다.
juju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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