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와파통신 "6일 이스라엘 공격 따른 가자 사망자 63명"
(서울=연합뉴스) 임화섭 기자 = 6일 새벽(현지시간) 이스라엘군의 공습과 총격으로 가자지구 자발리야 북쪽에 있는 베이트라히야 소재 카말 아드완 병원 안팎에서 수백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이 병원의 후삼 아부 사피야 원장이 밝혔다.
카말 아드완 병원은 가자지구 북부에 남은 소수의 병원 중 하나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와 CNN 방송 등에 따르면 사피야 원장은 가자지구 보건부를 통해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병원 피해상황을 전했다.
가자지구 보건부는 이스라엘과 전쟁중인 하마스측 행정기관이다.
사피야 원장에 따르면 먼저 병원의 북쪽과 서쪽 측면이 공습당했으며 이 때는 병원 건물 내에 있는 사람들은 다치지 않았다.
그러나 이어서 병원을 향해 직격으로 대규모 총격이 가해졌다.
날이 밝았을 때 주변 거리에 많은 수의 시신이 발견됐으며 그 중 병원 의료진 4명이 포함돼 있었다.
사피야 원장은 "의료용품은 거의 바닥을 드러냈으며 희생자들은 수백명에 달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공격으로 병원의 산소발생기가 망가졌으며 "경험 없는" 외과의사 2명이 상태가 위중한 부상자 20명을 당장 수술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스라엘군이 병원에 진입해 환자, 의료진, 이재민 등에게 병원을 떠나라고 명령하고 검문소로 강제로 데려갔다고 전했다.
이번 공격 경위에 대해 명확히 알려진 정보는 많지 않다.
다만 세계보건기구(WHO)의 서안지구 및 가자지구 사무소 대표 릭 페이페르코른이 가자지구에서 영상브리핑으로 당시 상황을 전했다.
페이페르코른 대표는 건물에 근접한 곳에 강도 높은 폭격이 있은 데 이어 오전 4시께 이스라엘군이 병원 내로 들어와서 전원 병원을 떠나라고 명령했다고 전했다.
이번 공습 전에 이스라엘군이 대피령을 내리지는 않았다고 그는 말했다.
이스라엘군이 병원 내로 진입하자 사람들이 탈출하려고 담을 넘기 시작했으며 이를 본 이스라엘군이 총격을 시작하면서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그는 설명했다.
이스라엘군의 명령으로 병원을 떠난 의료진 중에는 인도네시아에서 온 응급외상 수술 전문팀 6명이 포함됐다고 그는 전했다.
페이페르코른 대표는 이 응급외상 전문팀을 가자지구로 데려오려고 WHO가 몇 달간 노력했으나 이스라엘 당국이 이를 계속 불허했으며, 이들이 간신히 현장에 도착한 지 1주일도 안 됐는데 쫓겨났다고 설명했다.
이스라엘군(IDF)은 미국 CNN 방송에 보낸 입장문에서 카말 아드완 병원을 공격하거나 병원 내에서 작전을 한 것은 아니라며, 다만 "자발리야 권역에서 테러 인프라와 테러분자들을 상대로 한 작전을 계속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작전 지역에는) 카말 아드완 병원에 인접한 곳이 포함된다"고 밝혔다.
독일 dpa가 인용한 팔레스타인 와파(WAFA) 통신 보도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6일 이 병원 근처에 있는 베이트라히야의 아파트 구역에 폭격을 가했다.
폭격으로 숨진 것이 확인된 사람은 30명 이상이며, 건물 잔해에 깔려 있거나 거리에 쓰러진 부상자나 시신도 다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자지구 보건부에 따르면 전날인 5일에는 카말 아드완 병원에 쿼드콥터(회전날개가 4개 달린 헬리콥터) 드론이 8차례 폭격을 가했다.
이에 따라 16세 환자가 휠체어에 실려 이 병원의 엑스레이과로 이송되던 도중 숨졌고, 12명이 다쳤다.
6일 가자지구 중부에서는 이스라엘군이 누세이라트 난민촌을 폭격해 어린이 6명을 포함해 팔레스타인인 20명이 숨졌다고 스페인 EFE 통신이 와파 통신을 인용해 전했다.
이 보도에 따르면 6일 가자지구 전체에서 이스라엘군 공격으로 사망한 것이 확인된 인원은 약 63명이다.
이 중 자발리야와 그 인근 베이트라히야, 베이트하눈 등 가자지구 북부에서 사망자 35명이 나왔다.
limhwasop@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