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영공 뚫리자 3개국 미사일 수백발 쾅쾅…외세 '깃발꽂기'

입력 2024-12-10 17:50   수정 2024-12-10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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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영공 뚫리자 3개국 미사일 수백발 쾅쾅…외세 '깃발꽂기'
美 'IS 소탕' 명분으로 수십곳 공습…튀르키예는 '눈엣가시' 쿠르드족 타격
접경국 이스라엘, 100여곳 폭격…감시단체 "300발 이상 폭격"


(서울=연합뉴스) 임지우 기자 = 시리아를 철권 통치해온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이 급작스럽게 무너져 영공이 공백 상태가 되면서 외세 열강 3개국의 폭격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 8일 시리아 반군의 수도 장악 이후 미국은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의 준동을 차단하겠다면서 시리아 내 이슬람국가(IS)의 거점 수십 곳을 공습했다.
그간 반군을 후원해온 튀르키예도 이때를 틈타 '눈엣가시'이던 시리아 내 쿠르드족 무장단체들을 공격했으며, 시리아와 국경을 맞대고 대치해온 이스라엘은 현지 군사 시설 등 100여곳을 공습하며 '무주공산'인 시리아에 먼저 깃발을 꽂으려 하는 모양새다.

1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은 지난 8일 알아사드 정권 붕괴 이후 이스라엘과 미국, 튀르키예 등이 일제히 시리아에서 군사 행동을 벌이고 나선 배경에는 자국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속내가 있다고 짚었다.
이들 입장에서는 그동안 이란과 러시아의 영향력 내에 있던 알아사드 정권이 무너지고, 수도를 점령한 반군은 아직 권력을 이양받지 못한 지금의 공백 상태는 위기이자 기회일 수 있다.
시리아 현지 단체인 시리아인권관측소(SOHR)는 8일부터 10일 현재까지 이스라엘이 쏟아부은 공습이 300건을 넘어섰다고 집계했다.
우선 그간 중동 내에서 이슬람국가(IS) 등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의 확산을 가장 경계해 온 미국은 알아사드 정권이 무너진 당일 즉각 시리아에 있는 IS 기지 등 75개 이상을 공습했다.
미군 중부사령부는 이날 공습이 IS 등 테러 집단이 "현재 상황을 이용해 시리아 중부에서 재건하지 못하도록 하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알아사드 정권 붕괴 이후 시리아가 위험과 불확실성의 시기에 처했다면서, 러시아와 이란, 레바논 친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 등의 외부 세력이 시리아에서 영향력을 갖지 못한 것은 수년만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알아사드 정권을 무너뜨린 반군의 가장 큰 후원자로, 내전의 실질적인 승자로도 꼽히는 튀르키예는 이번 반군의 승리를 자국의 역내 영향력 확장 기회로 보고 반기는 모양새다.
동시에 자신들에 대한 안보 위협이라고 규정해 온 시리아 내 쿠르드족 무장 세력을 상대로 공습을 벌이며 이들의 세력 확장을 막고 나섰다.
튀르키예군은 알아사드 정권 붕괴 후 시리아에서 미국의 지원을 받는 쿠르드민병대(YPG) 등을 타격했으며, 친(親) 튀르키예 반군의 공격으로 쿠르드족 군대가 시리아 북부 도시 만비즈에서 철수하기도 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YPG를 공습한 것에 대해 "튀르키예는 어떤 다른 나라의 영토에도 관심을 두고 있지 않다"면서 "우리 국경 작전의 유일한 목표는 테러 공격으로부터 우리 조국을 지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숙적인 이란의 지원을 받는 알아사드 정권과 대적해 온 이스라엘은 시리아 반군이 알아사드 정권을 무너뜨린 이튿날 시리아 내 군사시설에 대규모 공습을 감행하며 알아사드 정권 '씨 말리기'에 나섰다.
이스라엘은 시리아 전역의 연구소, 물류창고, 방공망, 화학무기 공장 등 100여곳에 퍼부은 이번 공습으로 그간 자신들과 대적해 온 알아사드 정권의 잔존 세력을 완전히 제거해 힘의 균형을 확실히 가져오려 한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은 동시에 시리아와 영토 분쟁을 벌이고 있는 점령지 골란고원에서 군대를 전진 배치하며 알아사드 정권 붕괴를 틈타 이 지역의 영유권을 공고히 하려는 시도도 벌이고 있다.

시리아가 이러한 각국의 각축전 현장이 된 가운데 이번 반군의 승리를 이끈 하야트타흐리르알샴(HTS)의 지도자 아부 무함마드 알졸라니는 안정적으로 권력을 이양받기 위해 반군 내에 혼재한 견제 세력들과 더불어 아직 남은 아사드 정권 지지자들도 규합해야 하는 숙제를 떠안게 됐다.
수도에서 정권 이양을 준비 중인 반군은 이에 더해 2011년부터 13년간 수십만명의 목숨을 앗아간 내전의 상처로부터 국가를 회복시키고 재건해야 하는 중대한 임무도 직면하고 있다.
HTS 수장 알졸라니는 수도 다마스쿠스에 입성한 후 광장에 모인 지도자들 앞에서 한 연설에서 "이 위대한 승리 이후 시리아에는 새로운 역사가 쓰이고 있다"면서 앞으로의 노력을 통해 시리아는 '이슬람 국가의 등대'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wisefool@yna.co.kr
이스라엘, 전폭기로 시리아 역대급 폭격…'아사드 불똥' 튄 푸틴 군기지 / 연합뉴스 (Yonhapnews)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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