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뉴스) 진정호 연합인포맥스 특파원 = 뉴욕증시의 3대 주가지수가 모두 하락 마감했다. 신규 실업보험 청구건수가 예상보다 높게 나온 가운데 미국 도매 물가가 2년래 가장 가파른 상승률을 보이면서 인플레이션 불안감이 주가를 눌렀다.
12일(미국 동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34.44포인트(0.53%) 내린 43,914.12에 거래를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32.94포인트(0.54%) 밀린 6,051.25, 나스닥종합지수는 132.05포인트(0.66%) 떨어진 19,902.84에 장을 마쳤다.
예상보다 뜨거운 11월 미국 생산자물가지수(PPI)에 주식 투자자들이 부담을 느낀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11월부터 트럼프 랠리가 강력하게 펼쳐진 가운데 뜨거운 물가가 차익 실현의 구실이 된 것으로 보인다.
미국 노동부는 11월 PPI가 전년 동기 대비(계절 비조정)로는 3%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2023년 2월의 4.7% 상승 이후 가장 가파른 연간 상승률이다.
또한 시장 예상치 2.6% 상승도 웃돌았다. 전월 대비로도 0.4% 상승해 시장 예상치였던 0.2% 상승을 상회했다.
글로벌트인베스트먼츠의 키스 뷰캐넌 수석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디스인플레이션 궤적은 유망하면서도 동시에 우려스럽다"며 "우리는 꾸준히 3%를 밑돌고는 있지만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목표치인 2%에 가까워지려고 노력하면서 진행이 더뎌지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뷰캐넌은 "연준은 그래도 다음 주 기준금리를 25bp 인하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렇게 회의가 가까워졌는데 연준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 다른 것을 계획했다면 우리는 그것을 알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주간 신규 실업보험 청구건수가 예상치를 웃돌며 증가한 것은 고용과 경기 둔화에 대한 불안감을 자극했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12월 7일로 끝난 일주일간 신규로 실업보험을 청구한 사람은 계절 조정 기준 24만2천 명으로 집계됐다. 10월 6~12일 주간의 24만2천건 이후 2개월래 최고치다.
거대 기술기업 7곳을 가리키는 '매그니피센트7(M7)'은 애플과 엔비디아를 제외하고 모두 하락했다.
최근 강세를 보였던 테슬라와 알파벳은 1% 이상 하락했고 엔비디아도 구글이 인공지능(AI) 서비스 '제미나이'에 자체 개발한 반도체를 사용했다는 소식으로 1% 이상 떨어졌다.
엔비디아는 이날 하락으로 마이크로소프트에 시총 2위 자리를 내줬다.
스트라테가스리서치파트너스의 크리스 베론 기술 분석 책임자는 "M7은 조용히 연말을 마무리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내년에는 더 큰 움직임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소프트웨어 기업 어도비는 전날 장 마감 후 공개한 4분기 실적이 호조였음에도 매출 전망치가 실망감을 주면서 주가가 13% 이상 급락했다.
종합 엔터테인먼트 기업 워너브라더스 디스커버리는 케이블TV 사업과 스트리밍·스튜디오 사업을 분리하기로 한 뒤 주가가 15% 이상 뛰었다.
광 네트워크 장비업체 시에나도 4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에 못 미쳤으나 2025년 회계 연도 매출 전망치를 높이면서 주가가 15% 이상 급등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를 찾아 개장을 알리는 타종 행사를 갖고 "누구도 본 적 없는 경제를 일구겠다"고 호언장담했다.
트럼프는 "우리는 다른 어떤 나라에서도 볼 수 없는 엄청난 유인책을 제공할 것"이라며 "세금을 매우 큰 폭으로 감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지는 트럼프를 '올해의 인물'로 선정한 바 있다. 이날 행사는 올해의 인물에 선정된 기념으로 뉴욕증권거래소가 트럼프를 초청하면서 성사됐다.
한편 유럽중앙은행(ECB)은 3대 정책금리를 25bp씩 인하했다. 예금금리는 기존 3.25%에서 3.00%로, 재융자금리(레피금리)는 3.40%에서 3.15%로, 한계대출금리는 3.65%에서 3.40%로 조정된다.
ECB는 경기 회복세는 다소 더딜 것이라며 올해 유로존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0.8%에서 0.7%로 낮췄다. 내년 성장률 전망치도 기존 1.3%에서 1.1%로 하향 조정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기자회견에서 이번 회의에서도 50bp 금리인하 논의가 있었으나 25bp 인하에 전반적으로 동의했다고 말했다.
업종별로 보면 필수소비재를 제외한 모든 업종이 하락했다. 다만 1% 이상 하락한 업종은 없었고 임의소비재와 의료건강이 0.8% 넘게 떨어졌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 툴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에서 12월 기준금리가 동결될 확률은 마감 무렵 5.3%로 전날 대비 소폭 반등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0.34포인트(2.50%) 오른 13.92를 기록했다.
jh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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