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서 에르도안 등 만나 가자·시리아 대응 협력 모색
美 "IS 위협 제거", 튀르키예 "PKK 막아야" 시리아 해법 온도차
(이스탄불=연합뉴스) 김동호 특파원 =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튀르키예를 찾아 가자지구 휴전 방안과 시리아 사태 대응책을 논의했다.
블링컨 장관은 지난 12일(이하 현지시간) 요르단 일정을 마치고 저녁에 튀르키예로 넘어와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과 면담했고, 이어 13일 하칸 피단 튀르키예 외무장관과 회동했다.
블링컨 장관은 이날 피단 장관과 공동기자회견을 열어 "우리는 가자지구와 휴전 실현 가능성을 놓고 대화했다"며 "우리는 지난 몇 주간 이것이 가능하다는 고무적인 신호를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는 하마스가 휴전 합의에 동의할 수 있도록 영향력을 행사해달라고 튀르키예에 요청했다며 "하마스가 협상에서 '예스'(yes)라고 말하는 것이 (갈등) 종식에 필수적이라고 얘기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튀르키예가 하마스에 목소리를 내 종식에 역할을 하는 것을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내달 20일로 임기가 끝나는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이번 블링컨 장관 순방 기간에 맞춰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동시에 이스라엘에 보내는 등 가자지구 휴전 협상 타결을 재촉하고 있다.
한편 블링컨 장관은 시리아 상황에 대해 "미국은 ISIS(미국이 이슬람국가·IS를 지칭하는 표현)의 칼리프국가(이슬람 신정일치 국가) 영토를 없애고 그 위협이 되살아나지 않도록 하려고 열심히 노력했다"며 "우리가 그 노력을 계속 기울이는 것이 필수"라고 말했다.
그는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이 축출된 후 시리아에 바라는 것과 관련해 미국과 튀르키예 양국 사이 광범위한 의견 일치가 있었다고 언급했다.
이런 발언은 시리아 내전 상황에서 미국과 튀르키예가 쿠르드족 무장단체 등을 대하는 입장 차이로 높아진 긴장감을 해소하고 협력을 모색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해 피단 장관은 "우리 우선순위에는 하루빨리 시리아가 안정되도록 보장하고, 테러리스트 세력이 확장하는 것을 막고, ISIS와 쿠르드족노동자당(PKK)이 시리아를 장악하는 것을 막는 것이 포함된다"며 PKK를 이슬람국가와 동일선상에 올려놨다.
에르도안 대통령도 전날 블링컨 장관을 만난 뒤 성명에서 "튀르키예는 ISIS와 싸움에서 어떤 약점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시리아에서 활동하며 튀르키예에 위협이 되는 PKK, 쿠르드민주연합당(PYD), 쿠르드민병대(YPG), ISIS 등 모든 테러조직에 예방조치를 하겠다"고 못박았다.
튀르키예는 테러단체로 지정한 쿠르드족 분리주의 무장세력 PKK의 근거지인 시리아와 이라크 북부에서 군사작전을 계속해왔고 시리아 내전 때도 반군 일부를 지원하며 PKK를 견제했다. PKK는 미국, 유럽연합(EU) 등 테러단체 명단에도 올라 있다.
튀르키예는 YPG도 PKK 계열로 규정하지만, 미국은 시리아 내전에서 YPG 세력이 상당한 비율을 차지하는 시리아민주군(SDF)을 지원하며 튀르키예의 반발을 샀다.
dk@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