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까팔까] 탄핵 정국에도 선방한 조선주…순풍 지속되나

입력 2024-12-15 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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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까팔까] 탄핵 정국에도 선방한 조선주…순풍 지속되나
한 달 새 관련 ETF 10%대 상승…코스피 수익률의 3배
외인 '사자'…"내년에도 주가 상승세 지속 전망"



(서울=연합뉴스) 이민영 기자 = 탄핵 정국의 혼란 속에서도 환율 상승과 트럼프 정부발 수혜의 기대감 등에 조선주가 강세를 보이면 관련 상장지수펀드(ETF) 수익률이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3일 기준 'SOL 조선TOP3 플러스' ETF는 한 달 전 대비 10.2%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3.2%)의 3배 수준이다.
이 ETF는 'FnGuide 조선 TOP3 플러스지수'를 추종하는 상품으로 삼성중공업[010140], 한화오션[042660], HD한국조선해양[009540] 등 국내 조선업 관련 종목을 담고 있다.
조선업 관련 종목에 투자하는 'HANARO Fn 조선해운' ETF도 한 달 사이 10.8% 올랐으며 'KODEX K-친환경조선해운액티브' ETF는 11.3% 올랐다.
최근 계엄 사태 이후 국내 경제의 불확실성 문제에서 조선업이 다소 벗어난 업종이라는 인식에 더해 환율 상승에 따른 수혜 기대감에 매수세가 몰린 것으로 분석된다.
변용진 iM증권 연구원은 "계엄 사태에 따른 일련의 정국 불안정성이 증시 전체를 짓누르고 있어 방산 등 일부 산업에 대한 우려가 있지만, 조선업은 다르다"며 "국가의 지원이 큰 역할을 하는 방위산업과 달리 사기업 간의 거래 위주인 조선업에서는 일부 조선사가 적용받는 국책은행의 선수금 보증 등을 제외하면 국가의 직접적인 지원에 기대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또한 "최근 환율 상승도 수출산업인 조선업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한다"며 "일례로 1997∼1998년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당시 클락슨 선가지수와 업황은 지속해 하락했지만, 치솟은 환율로 국내 조선업은 외화벌이의 일등공신 산업이 됐다"고 전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한국 조선업과의 협력 강조 메시지를 내고, 화석연료 부흥책에 따라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등의 발주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투자심리를 개선시켰다.
김종민 삼성증권 연구원은 "한국 증시에 대한 불안한 시각과 비관이 팽배한 것이 사실이나, 비관 속에서도 주도주는 태어난다"며 "내년 트럼프의 전략 자산이 된 천연가스 수출 프로젝트를 통해 한국 조선업의 부흥이 기대된다"고 짚었다.
국내 조선업계의 선박 수주 점유율이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다.
영국의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달 전 세계 선박 발주량은 387만CGT(표준선 환산톤수·124척)로 작년 동기 대비 20% 증가했는데, 한국은 114만CGT(24척)를 수주해 점유율 29%를 차지했다.
지난 8월 1%에 그친 한국의 점유율은 9월 16%, 10월 26% 등으로 높아지고 있다.
외국인들이 최근 한 달간 조선 종목들을 대거 담으며 주가를 끌어 올리고 있다.
외국인은 한 달 사이 HD한국조선해양을 630억원 순매수했으며 HD현대미포와 삼성중공업도 각각 310억원, 40억원 순매수했다.
외국인이 같은 기간 유가증권시장에서 4조2천590억원어치 순매도한 것과 대조적이다.
전문가들은 내년 조선업종의 호실적이 예상돼 주가 상승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영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올해 중국은 역사상 최고의 수주 점유율을 기록하고 한국의 점유율이 급락했지만, 내년에는 오히려 한국 조선사들이 선주들에게 더 매력적인 인도 일정을 제시할 수 있는 상태"라며 "한국 점유율이 올해보다 증가해 정상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내년은 조선사들의 이익이 의미 있게 개선되는 원년으로, 악성 수주들이 잔고에서 대부분 소진됐고 인력 부족 문제가 해소됐다"며 "후판 가격의 안정화 정도에 따라서는 기존 예상보다 빠른 실적 개선도 가능하며 호실적이 주가에 미치는 영향도 확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변용진 연구원은 "바이든 정부에서 중단됐던 LNG 수출 프로젝트들이 재개하면 내년부터의 액화천연가스 운반선(LNGC) 발주는 카타르를 제외하곤 과거보다 더 좋아질 가능성이 높으며 내년 발주분의 대부분은 한국이 독식할 가능성이 크다"며 "또한 자재비 및 인건비의 상승폭도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에 조업일수와 공정이 정상화되는 4분기부터의 조선사 실적은 시장 기대치를 상회할 가능성이 높으며 이 현상은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중장기적 관점에서는 트럼프 정부가 조선업에 미칠 부정적 영향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동익 KB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당선자의 공약 중에는 환경정책 후퇴와 관세율 상향 조정 등이 포함돼 있는데, 환경정책의 후퇴는 친환경 선박 발주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고 이러한 신기술에 강점을 보유한 한국 조선사들에 더 예민한 이슈가 될 수 있다"며 "또한 보편관세의 부과 등 보호무역주의 강화는 장기화할 경우 교역량 감소로 이어져 선박 발주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mylux@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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