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정책 따라 2027년 GDP 최대 1.4%p↓"
(베를린=연합뉴스) 김계연 특파원 = 분데스방크(독일 중앙은행)는 13일(현지시간) 내년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1%에서 0.2%로 대폭 하향 조정했다.
분데스방크는 올해 국내총생산(GDP)이 작년 대비 0.2% 줄어 2년 연속 역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2026년 경제성장률 전망치 역시 0.8%로 지난 6월 내놓은 예측치보다 0.6%포인트 낮췄다.
요아힘 나겔 분데스방크 총재는 "독일 경제가 지속적인 경기 역풍뿐 아니라 구조적 문제로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분데스방크는 내년도 물가상승률을 2.5%, 2026년은 2.1%로 예측했다. 그러면서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거나 보호주의 조치가 강화하면 상당한 경기 하방과 물가 상승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공약대로 고율 관세가 현실화할 경우 2027년 GDP가 기본 시나리오보다 1.3∼1.4%포인트 감소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독일 경제가 침체 국면을 벗어나지 못하면서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 경제도 발목을 잡혔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전날 정책금리 인하와 함께 내년 유로존 경제성장률 전망을 기존 1.3%에서 1.1%로 낮췄다. 지난해 기준 유로존 GDP에서 독일이 차지하는 비중은 28.6%에 달한다.
ECB 인사들은 이날 추가 금리인하를 시사하는 발언을 잇따라 내놨다.
프랑수아 빌르루아 드갈로 프랑스 중앙은행 총재는 TV 인터뷰에서 "내년에 더 많은 금리인하가 여러 번 있을 것"이라며 100bp(1bp=0.01%포인트) 이상 인하에 대한 투자자들 베팅이 합리적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표적 매파 인사인 로베르트 홀츠만 오스트리아 중앙은행 총재도 이날 2% 안팎으로 추정되는 중립금리 수준으로 복귀를 지지하는 발언을 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중립금리란 인플레이션을 자극하지 않으면서 잠재성장률 수준의 성장을 지속하게 하는 금리 수준을 말한다.
ECB는 전날 예금금리를 3.25%에서 3.00%로 인하했다. 그러나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가 인플레이션과 싸움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말하자 시장에서는 '기대보다 매파(통화긴축 선호)적'이었다는 반응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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