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연합뉴스) 김계연 특파원 =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두 번째 탄핵안 표결을 앞두고 13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비상계엄 선언을 규탄하고 탄핵을 촉구하는 집회가 열렸다.
독일 교민과 유학생 등 약 400명은 이날 저녁 베를린 브란덴부르크문 앞 파리광장에 모여 크리스마스 캐럴을 개사한 '탄핵이 답이다', '탄핵벨', '계엄 안돼 전쟁 안돼' 등 노래를 부르고 야광봉을 흔들며 국회에 탄핵안 가결을 촉구했다.
베를린 훔볼트대 전규민 씨는 1933년 나치가 공산주의자 탄압에 악용한 독일 국회의사당 방화 사건을 언급하며 "아돌프 히틀러도 윤석열처럼 나라 안정이라는 핑계로 야당 인사들을 가두고 잔인한 폭정을 이어가다가 제2차 세계대전을 일으켜 전 유럽에 재앙을 안겼다. 윤석열은 세계 최악의 독재자 히틀러를 따라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초등학교 5학년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학생은 "우리는 대통령 한 명을 탄핵하고 여러 명을 법정에 세웠다. 언젠가는 정의를 실현하는 진짜 자유민주주의 국가"라며 "그런데 그게 12월3일 한 사람 때문에 45년 만에 깨졌다. 탄핵이 장난이냐"라고 규탄했다.
이날 집회에서는 독일 노동계 활동가도 노조 깃발을 들고 연대했다.
금속산업노조(IG메탈)의 한스 쾨브리히 씨는 "독재정권이 1980년 광주항쟁을 진압하는 과정에서 수백 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 투쟁에서 노동계가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이게 바로 독일 노동조합원들이 한국의 동지들 편에 서는 이유"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 노동계의 탄핵 투쟁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을 몰아내고 위기를 끝내야 한다. 이곳 현장의 금속노동자들은 한국 노동자들의 주장과 파업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독일 교민과 유학생들은 탄핵 표결이 이뤄지는 14일에도 뒤셀도르프·함부르크·프랑크푸르트·뮌헨·슈투트가르트 등 곳곳에서 시국 집회를 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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