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초 폭락 후 탄핵 가시화에 반등…기관·저가매수세 지수 견인
불확실성 해소·수급 안정화 흐름…박근혜 탄핵 가결 후 상승 전례
금주 美中 실물지표 호조 기대감…美日 통화정책회의 주목해야
(서울=연합뉴스) 조성흠 기자 = 지난주 국내 증시는 비상계엄 사태와 이어진 국회의 탄핵소추안 통과 불발로 인해 급락했으나 이내 반등에 성공하며 코스피 2,500선 회복에 다가섰다.
탄핵 불발에 따른 정국 혼란의 장기화 리스크에 코스닥 지수가 하루 5% 넘게 폭락하는 등 개인의 투매세가 나타났으나, 이후 정치적 우려가 과도하다는 인식에 따라 저가 매수세가 유입됐다.
금주 증시는 2차 시도 끝에 탄핵안이 국회를 통과한 결과, 2주 만에 정치적 변동성에서 벗어나 본격적인 정상화 국면에 들어설 가능성이 크다.
주중에는 미국과 중국의 실물경제 지표, 미국과 일본의 통화정책회의에 주목해야 한다. 이 이벤트를 통해 확인할 주요국 경기 흐름과 통화정책이 국내 증시 반등세의 지속 여부를 좌우할 수 있다.
15일 연합인포맥스와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3일 코스피는 전주 대비 66.30포인트(2.73%) 오른 2,494.46으로 마감하며 3주 만에 반등했다.
1차 탄핵안 표결이 불발된 이후 원/달러 환율이 1,440원 가까이 치솟고 개인들이 투매 양상을 보인 결과, 지난 9일 코스피가 2.78%, 코스닥지수가 5.19% 급락했다.
그러나 여당 내 탄핵 찬성 의원이 늘면서 정치적 불확실성은 점차 완화했고, 정치적 우려에 따른 낙폭이 과도하다는 인식과 함께 저가 매수세를 발판 삼아 증시가 낙폭을 대부분 만회했다.
지난주(9~13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3천403억원을 순매도하며 연속 순매도 기록을 16주로 늘렸다.
여기에 개인이 1조7천687억원을 순매도하며 계엄 사태 이후 2주 연속 대규모 매도 우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기관이 1조6천238억원을 순매수하며 4주째 매수 우위로 지수 방어를 주도했다.
업종별로는 금속(-13.50%)과 보험(-1.51%), 통신(-1.18%)을 제외한 모든 업종이 강세를 보인 가운데 운송장비/부품(6.29%), 오락/문화(5.35%), 섬유/의류(4.95%), 제약(4.80%)의 수익률이 높았다.
코스닥 지수는 전주보다 32.40포인트(4.89%) 오른 696.73으로 반등했다.
금주 증시는 지난 2주간 이어진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됨으로써 본격적인 안정화 국면으로의 전환을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정국 당시 탄핵안의 국회 통과 전까지 하락하던 코스피는 국회 의결 후 반등해 헌법재판소의 인용 결정까지 3.6% 상승한 바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계엄 사태 수습 과정이 가속하며 안정화 국면으로 전환하게 됐다"며 "정권 교체 기대가 증시 반등 모멘텀(상승 동력)을 강화했던 과거 사례의 재연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최근 위축된 개인 투자심리도 국회에서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가 결정된 것을 계기로 코스닥 시장을 중심으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코스피가 선행 기준 주가수익비율(PER) 8.33배, 주가순자산비율(PBR) 0.86배로 과거 저점 수준까지 저평가된 상황도 저가 매수세의 지속 가능성을 높여준다.
지난 13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브로드컴이 호실적으로 24.43%,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가 3.6% 급등한 것도 전주 국내 반도체주의 반등에 추가 모멘텀이 될 수 있다.
물론, 탄핵안의 헌재 심리와 사법당국의 수사 과정에서 정치적 불확실성이 재차 고조될 가능성은 여전하다.
최근 상승장이 기관의 주도였으며, 회복세라고는 해도 개인과 외국인 투심이 정상화했다고 보기 어려운 것도 사실인 만큼 지수 반등 시 제한이 있을 수 있다.
금주 주목할 일정으로는 미국과 중국의 실물경제 지표 공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일본은행(BOJ) 금융정책결정회의 등이 있다.
최근 중국 정부는 중앙정치국 회의에 이어 경제공작회의를 통해 통화정책 완화, 경기부양 강화 의지를 거듭 천명했다. 이에 따라 오는 16일 산업생산·소매판매 지표가 양호할 경우 화장품·음식료 등 중국 소비 관련 종목의 상승세가 기대된다.
연이어 17일 공개되는 미국 산업생산·소매 판매를 통해서는 블랙프라이데이 시즌에서의 견조한 소비로 미국 경제의 견고함을 추가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번 미 FOMC는 0.25%포인트 기준금리 인하가 확실시되는 만큼 인하 자체보다는 전망을 담은 점도표가 중요하다.
최근 미국의 견조한 소비 및 고용 지표를 볼 때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내년 말 기준금리 전망치를 상향 조정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으로, 이 경우 성장주에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일본 기준금리는 동결 예상이 우세하지만, 8월 '블랙먼데이'를 부른 금리 인상의 우려도 잔존하고 있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BOJ의 깜짝 금리 인상과 같은 변동성이 발생할 경우 원화 약세로 고통받는 한국 증시에 악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NH투자증권은 금주 코스피 전망치를 2,400∼2,550으로 제시했다.
금주 국내외 주요 경제지표 발표와 일정(한국 기준)은 다음과 같다.
▲ 16일 미국 12월 S&P글로벌 제조업·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유로존 12월 S&P글로벌 제조업·서비스업 PMI, 중국 11월 산업생산·소매판매
▲ 17일 미국 11월 산업생산·소매판매,
▲ 18일 미국 11월 건축허가·주택착공건수
▲ 19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일본 일본은행(BOJ) 금융정책결정회의,
▲ 20일 미국 11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 중국 대출우대금리(LPR) 금리결정, 한국 11월 생산자물가지수(PPI)
josh@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