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해병대·공수부대 편입…우크라 "북한군 최소 30명 사상"
우크라 드론에 피격…언어장벽 탓 러 지원군 오인사살
미 싱크탱크 "통합부족·소통문제 탓 러 작전에 알력 예상"
(제네바=연합뉴스) 안희 특파원 = 러시아군에 파병된 북한군과 우크라이나군의 교전이 본격화했다는 소식이 우크라이나, 러시아 양측에서 전해지고 있다.
우크라이나 군사정보국(DIU)은 14일(현지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북한군과 러시아군으로 혼성 편성된 공수부대와 해병대가 우크라이나 공격으로 치명적이고 회복 불가능한 손실을 봤다고 주장했다.
DIU는 "러시아 병사와 북한 병사로 구성된 전투부대의 전사자 추정치는 지금까지 200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DIU는 텔레그램을 통해 내놓은 후속 메시지에서 "북한군이 최소 30여명이 사망 또는 부상했다"고 전했다.
북한군 사상자가 나온 교전 지역은 쿠르스크의 플레호보와 보로즈바, 마르티니브카 마을 등이라고 설명했다. DIU는 사상자와 별개로 쿠르스크의 쿠릴로프카 마을에서는 북한군 3명이 실종됐다고 덧붙였다.
이번 전투에서 발생한 북한군 병력 손실은 새 인원으로 보충됐으며 러·북 전투부대는 적극적으로 적대행위를 이어가고 있다고 DIU는 말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러시아가 쿠르스크 지역에서 '상당수'의 북한군을 동원하기 시작했다"고 밝혔지만 정확한 수치를 언급하지는 않았다.
미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도 이날 보고서에서 DIU의 200명 사살 주장을 인용하며 "이는 북한군이 보병 소모전에 관여한다는 최근 보도와 일치한다"고 분석했다.
러시아 쿠르스크에서 북한군의 투입이 본격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주장은 러시아 쪽에서도 나왔다.
러시아 군사 블로거들은 지난 13일 게시물을 통해 북한군 일부가 상당한 전과를 올렸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이끄는 체제에서 선전의 한 축을 이루는 이들 매체는 북한군이 순식간에 쿠르스크 마을 한 곳을 탈환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북한군이 2시간 만에 지뢰밭 2㎞를 뚫고 우크라이나군 300명 정도를 사살했으나 일부 사상자가 있었다고 전했다.
쿠르스크는 러시아가 8월 우크라이나에 기습적으로 점령당한 뒤 탈환에 어려움을 겪는 지역이다. 여기에 북한군 1만1천 명 이상 배치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장에 본격적으로 투입되면서 북한군 사상자가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DIU는 "쿠르스크 전선의 한 지점에선 우크라이나 군의 공격용 드론이 북한군을 효과적으로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우크라이나군의 '제414 공격 드론 연대'는 텔레그램 채널에 쿠르스크 전선에서 전사한 북한군 병사라며 수십구의 시신이 찍힌 사진과 동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다만 화질이 선명하지 않은 탓에 실제 북한군 시신인지 여부는 불분명하다.
또한 DIU는 북한군이 말이 통하지 않은 탓에 아흐마트 특수부대 소속 차량을 오인 사격해 특수부대원 8명이 사망했다고 공개했다.
아흐마트 특수부대는 람잔 카디로프 체첸 수장이 지휘하는 전투부대로 용맹하고 잔인한 것으로 악명이 높다.
DIU는 "전선에 투입한 북한군의 작전 통제와 관련해 언어장벽은 여전히 큰 문제"라고 주장했다.
ISW는 "북한군은 쿠르스크에서 많은 사상자와, 러시아군과의 소통 미흡으로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며 "이는 북러 병력 간 협력을 방해하고 러시아군의 작전을 약화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러시아군과 북한군 사이의 통합 부족과 지속적인 소통 문제 때문에 쿠르스크 내 러시아 군사작전에서 단기적으로 알력이 발생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koman@yna.co.kr
"쿠르스크 북한군 전사자 수십구"…북·우크라 교전 본격화/ 연합뉴스 (Yonhapnews)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