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연구팀 "토성 고리, 오염에 강한 저항력…실제보다 젊어 보이는 효과"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토성 고리의 나이가 4억년 이내라는 기존 학설과 달리 고리는 45억년 전 토성과 함께 만들어졌을 가능성이 크지만 먼지 등에 잘 오염되지 않는 특성이 있어 젊어 보이는 것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일본 지구생명연구소 효도 류키 박사팀은 17일 과학 저널 네이처 지구과학(Nature Geoscience)에서 시뮬레이션 연구에서 토성 고리의 얼음 입자들이 암석 파면 충돌로 인한 오염에 저항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고리들이 깨끗하고 젊어 보이지만 토성 자체만큼 오래되었을 수 있다고 밝혔다.
토성 고리는 한때 45억년 전 토성과 동시에 형성된 것으로 추정됐으나 2004년 토성에 도착한 탐사선 카시니호가 고리들이 비교적 밝고 깨끗해 보인다는 사실을 확인한 뒤 고리들이 토성보다 훨씬 나중에 만들어졌을 것이라는 게 정설로 자리 잡았다.
토성을 이루고 있는 얼음 입자들은 이후 모래알보다 작은 미세 유성체와 끊임없이 충돌하기 때문에 시간이 지남에 따라 더러워지고 어두워지게 되는데, 카시니호 관측 결과 고리들이 예상보다 훨씬 밝고 깨끗했기 때문이다.
미국 볼더 콜로라도대(CU 볼더) 대기·우주물리학 연구소(LASP) 사샤 켐프 교수팀은 지난해 5월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서 토성 주변의 먼지들을 분석, 고리들이 4억~1억년 전 형성됐다는 강력한 증거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효도 박사팀은 이 연구에서 컴퓨터 모델을 사용해 미세 유성체(micrometeoroids)와 고리를 구성하는 얼음 입자 사이의 충돌을 시뮬레이션하는 방법으로 얼음 입자가 오염돼 어두워지는 정도를 분석했다.
그 결과 암석 성분의 미세 유성체는 고속으로 충돌한 후 복잡한 메커니즘의 화학 반응 등을 일으키지만 고리를 이루고 있는 얼음 입자에는 거의 퇴적되지 않아 얼음 입자들이 비교적 깨끗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시뮬레이션 결과 미세 유성체가 얼음 입자에 초속 30㎞의 빠른 속도로 충돌하면 순간적으로 초고온·초고압 상태가 돼 기화되고, 그 증기는 토성의 자기장 내에서 팽창, 냉각, 응축돼 전기를 띤 나노입자와 이온을 형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형성된 하전 입자들은 토성으로 빨려 들어가거나 대기권으로 끌려들어 간 다음 토성의 중력에서 완전히 벗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 결과는 미세 유성체가 고리 얼음 입자에 계속 충돌해도 얼음 입자에 거의 퇴적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이는 토성 고리의 오염 수준이 낮다는 게 근래 형성됐다기보다는 수십억 년 전 형성됐지만 단지 겉모습만 젊어 보이는 것일 수 있음을 의미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이어 "추가 연구가 필요하지만, 토성 고리에서 발생하는 미세 유성체와 얼음 입자의 충돌 과정은 천왕성과 해왕성의 고리뿐만 아니라 거대 행성 주변에 있는 얼음 위성에서도 일어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 출처 : Nature Geoscience, Ryuki Hyodo et al., 'Pollution resistance of Saturn's ring particles during micrometeoroid impact', https://www.nature.com/articles/s41561-024-0159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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