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식지 파괴 등으로 발견되기 전 멸종하는 종 많을 가능성" 경고
멸종위기 최대 민물고기 메콩자이언트메기 잇따라 포착 '희망적 신호'도
(하노이=연합뉴스) 박진형 특파원 = 동남아시아의 '젖줄'인 메콩강 유역에서 지난해 234종의 새로운 동·식물이 발견된 것으로 나타났다.
16일(현지시간) AFP·dpa 통신에 따르면 세계자연기금(WWF)은 보고서에서 베트남·캄보디아·라오스·미얀마·태국에서 일하는 과학자들이 식물 173종, 파충류 26종, 양서류 17종, 어류 15종, 포유류 3종 등 그간 확인되지 않은 동·식물 총 234종을 새로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관련 조사를 시작한 1997년 이후 메콩강 유역에서 새로 발견된 종은 총 3천623종으로 늘었다.
이 중 라오스 중부 캄무안주의 석회암이 부식된 카르스트 지대에서 포착된 도마뱀은 '캄무안 카르스트 드래건'(학명 'Laodracon carsticola')으로 명명됐다.
이 도마뱀은 성체의 중간 크기가 약 30㎝이며, 험준한 바위 봉우리 지대에서만 살면서 주변 환경과 흡사한 검은색 몸통에 흰색 무늬로 위장이 잘 돼 있어 그간 발견을 피한 것으로 보인다.
태국 한 국립공원의 석회암 지대에서 발견된 살무사는 눈 주위의 초록색·갈색 비늘이 속눈썹처럼 보여 '석회암 속눈썹 살무사'(학명 'Trimeresurus ciliaris')로 불린다.
이 밖에 이파리 모양의 독특한 코를 가진 몸무게 5∼7g 크기의 박쥐, 베트남 북서부의 베트남 최고봉인 판시판산(해발 3천147m)에서 발견된 뱀 등도 새로운 종으로 확인됐다.
또 지난해 새로 발견된 종 가운데 절반 가까운 106종이 베트남에 서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길이 약 4천350㎞에 중국과 동남아 5개국을 지나는 동남아시아 최대 강인 메콩강은 정글 등 방대하고 다양한 자연환경을 거느리고 코끼리, 호랑이, 돌고래 등이 서식하는 '생태계의 보물창고'로 꼽힌다.
하지만 WWF는 야생동물 불법 거래, 서식지 파괴, 기후변화, 오염, 생태계 파괴 외래종의 도입, 집약적 벌목·농업으로 메콩강 생태계가 위협받아 "많은 종이 발견되기도 전에 멸종할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WWF는 메콩강 일대가 여전히 과학적 탐사 성과가 기대되는 곳이지만 인간의 자연 파괴 활동이 확대되고 있다면서 관련국 정부에 이들 희귀종과 서식지를 보호할 것을 촉구했다.
한편 최근 캄보디아 메콩강에서 멸종위기종인 메콩자이언트메기 6마리가 잇따라 발견돼 이 종의 생존 희망이 커졌다고 AP통신이 전했다.
이들은 메콩강과 연결된 톤레삽 호수와 그 근처 강에서 어부 등에게 붙잡혀 식별 태그가 부착된 채 풀려났다. 이 중 두 마리는 무게가 각각 131㎏, 120㎏에 달했다.
메콩자이언트메기는 지금까지 잡힌 가장 큰 개체가 길이 약 2.7m, 무게 약 300kg에 이르는 최대 민물고기 종이다.
하지만 과도한 어획, 댐 건설 등으로 인해 최근 수십 년간개체수가 약 80% 줄어들어 현재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의 멸종위기종으로 분류돼 있다.
메콩강 생태계를 연구하는 미국 리노 네바다대의 젭 호건 박사는 이번 발견에 대해 "이 종이 앞으로 몇 년 안에 멸종 위기에 처하지 않을 것이라는 희망적인 신호"라면서 "이는 보존 활동을 실행하고 감소 추세를 회복으로 바꿀 시간을 준다"고 말했다.
jh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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