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년 역사 英로열메일 체코 억만장자에 매각

입력 2024-12-16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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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년 역사 英로열메일 체코 억만장자에 매각
2013년 민영화된 뒤 외국 자본에 팔려


(런던=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 영국 정부가 우편서비스 업체 로열메일의 모회사 인터내셔널 디스트리뷰션 서비스(IDS)를 체코 억만장자 다니엘 크레틴스키에게 매각하는 방안을 승인했다고 BBC 방송 등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크레틴스키 소유 에너지기업 EP그룹은 36억파운드(6조5천억원)에 IDS를 인수하기로 했으며, 영국 정부는 로열메일의 중요성을 고려해 국가안보투자법에 따라 이를 검토해 왔다.
EP그룹은 거리와 관계없이 편지에 단일 요금을 매기고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배달하는 '보편서비스의무'를 유지하기로 했다.
또한 로열메일의 소유권이나 본부 위치, 세무 등록 주소 등 중대한 결정에 대해서는 영국 정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2013년 민영화된 로열메일을 외국인이 소유하게 된 것은 500여 년 역사상 처음이다.
크레틴스키는 체코슬로바키아 시절 브르노에서 나고 자랐으며 변호사로 일하다가 에너지 투자 부문으로 옮겨 성공한 사업가가 됐다.
러시아산 가스를 유럽으로 운송하는 유스트림 등 중앙 유럽과 동유럽 일대의 에너지 사업에 투자해 부를 쌓았다.
이후 투자 부문을 다각화해 현재 영국 슈퍼마켓 체인 세인즈버리 지분 10%,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웨스트햄 유나이티드 지분 27%를 보유하고 있다. 체코 축구단 스파르타 프라하를 공동 소유하고 있다.
IDS 지분은 이미 27.5%를 보유하고 있었다. 그의 순자산은 60억파운드(10조9천억원)로 평가된다.
이번 로열메일 인수는 내년 1분기에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크레틴스키의 러시아와 관련된 사업이 조사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일간 가디언은 예상했다.
로열메일의 역사는 헨리 8세가 우정국장 직을 신설한 151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로열메일과 1986년 분리된 국영기관인 우체국(Post Office)은 전국에 지점을 운영하면서 우편 접수, 금융 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로열메일은 우편물을 수거·배달하는 역할을 한다.
2013년 민영화하면서 모회사 IDS는 기업공개를 통해 런던증시에 상장됐다.
로열메일은 우편량 급감으로 우편 사업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현재 편지 발송량은 2011년의 절반 수준이다. 그 대신 택배 사업의 수익성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에는 통신 미디어 규제 기관인 오프콤에서 2023∼2024 회계연도에 1, 2급 우편물 배달 목표를 지키지 못했다는 이유로 1천50만파운드(약 191억원)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cheror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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