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베이=연합뉴스) 김철문 통신원 = 올해 초 대만 총통선거에서 친미·독립 성향의 민진당이 3연속 집권한 가운데 대만인 10명 중 8명이 국제대회에서의 정명(正名·이름 바로잡기) 운동을 지지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17일 자유시보 등 대만언론에 따르면 신대만국책싱크탱크는 전날 북부 타이베이에서 이런 내용이 담긴 '대만 야구 우승, 여야 정국과 대외 관계 발전' 제하의 연말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신대만국책싱크탱크가 지난 8∼10일 20세 이상 성인 1천8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유선 전화 여론조사 결과, 전체 응답자의 96.6%는 지난달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2024에서 대만 야구대표팀 선수들이 일본을 꺾고 우승한 것을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집권 민진당, 제1 야당인 '친중 성향' 국민당, 제 2야당인 '중도 성향' 민중당 등 정당 지지 성향과 무관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조사에서는 대만 국민 79.6%가 라이칭더 정부가 추진 중인 적극적인 대만 정명운동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명운동'은 대만이 중국의 일부가 아닌 독립 국가라는 점을 강조한 천수이볜 총통 집권기인 2004년 탈중국화의 일환으로 중국 본토와 혼동될 수 있는 기관이나 기업 등의 이름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취지로 선포됐다.
대만 2위 반도체 기업인 롄화전자(UMC)의 차오싱청 전 회장은 지난 2022년 건국기념일을 맞아 헌법상 대만의 국호를 '중화민국'에서 '대만'으로 바꿀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정명운동에 대한 지지도는 민진당(96.8%), 민중당(67.1%), 국민당(65.8%) 등 정당 지지 성향에 따라 다소 '온도 차'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만 독립 지지파는 국호로 중국적 정체성을 강조하는 '중화민국'보다 '대만'을 선호하지만, 독립 반대파는 다르다.
이번 조사 결과와 관련, 대만 학자들은 스포츠가 정치적 견해 차이를 넘어 대만 사회가 응집할 수 있는 중요한 매개체가 되었다고 강조했다.
대만은 올림픽 등 국제 스포츠대회에서 '하나의 중국' 원칙을 고수하는 중국의 입김 때문에 영문표기의 경우 대만을 뜻하는 '타이완(Taiwan)' 대신 '차이니스 타이베이(Chinese Taipei)'라는 이름으로 출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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