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바=연합뉴스) 안희 특파원 = 사람이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H5N1)에 감염된 사례가 올해 76건 보고됐다고 세계보건기구(WHO)가 18일(현지시간) 밝혔다.
마리아 반 커크호브 WHO 기술수석은 이날 온라인 브리핑을 통해 이같이 전하면서 "76건 가운데 61건은 미국에서 나온 것이며 감염자 대다수는 농장 근로자"라고 설명했다.
H5N1은 야생조류를 통해 전파되는데, 올해 미국 텍사스주에서는 야생조류와 접촉한 젖소가 바이러스에 감염된 뒤 다시 사람에게 병을 옮긴 사례가 나왔다. 가금류가 아닌 포유류에서 인간이 H5N1에 감염된 첫 사례였다.
조류인플루엔자에 감염된 가축이 낙농장 근로자에게 병을 옮기는 인수감염은 미국 내에서 확산했다.
지난 10월 기준으로 낙농장 400여곳이 H5N1이 전염된 것으로 파악됐고, 서부 오리건주의 한 소규모 농장에서는 젖소가 아닌 돼지가 H5N1에 걸린 사례도 나왔다.
조류인플루엔자는 갈수록 확산하고 있으며 종간 장벽을 넘어 전파되는 사례가 속출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세계동물보건기구(WOAH) 그레고리오 토레스 박사는 "2021년 10월 이후 전 세계에 3억 마리 이상의 조류가 인플루엔자로 죽었다"며 "감염 확산이 가축 포유류에 영향을 미치면서 동물·인간·환경이 상당한 도전 과제를 안게 됐다"고 지적했다.
아직 사람 간 전염 사례는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WHO는 H5N1이 일반 대중에 미치는 위험 수준을 낮게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농장 근로자는 개인 보호 장비를 잘 갖추고 근무해야 하며 일반 소비자들도 살균된 우유를 마시고 고기나 계란도 익혀서 섭취할 것을 권고한다.
아울러 사람 간 전파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각 회원국과 역학 조사자료를 공유하면서 철저한 질병 감시 활동을 벌여 나갈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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