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 교역 확대 시사…"양국 군사·경제관계 강화의 뚜렷한 지표"
(서울=연합뉴스) 이신영 기자 = 북한이 두만강과 러시아의 극동 블라디보스토크 하산 지역을 잇는 철도 인프라에 대한 현대화 작업을 진행 중인 징후가 포착됐다.
최근 북한과 러시아를 잇는 여객열차 운행이 5년 만에 재개된 가운데 시설 현대화 작업까지 병행하면서 북러 밀착 속도를 끌어올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북한 전문 웹사이트 '비욘드 패럴렐'(분단을 넘어)은 지난 3일과 15일 촬영된 위성 이미지를 토대로 하산 철도에 대한 현대화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고 18일(현지시간) 전했다.
비욘드 패럴렐이 확보한 위성 이미지를 보면 철도역의 상점과 식당 등 건물이 철거되고 재건축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재건축이 진행 중인 시설 앞 선로에는 가로와 세로가 각각 348m와 26m인 캐노피도 설치되는 중이다.
비욘드 패럴렐은 이 캐노피가 비와 눈을 피하는 데 사용될 뿐 아니라 아래에서 진행되는 활동에 대한 영상 촬영을 막기 위한 용도로도 보인다고 짚었다.
이 매체는 특히 철도역 남측에 콘크리트 침목이 쌓여있는 점에도 주목했다.북한이 목재 레일을 콘크리트로 교체하고 있는 것이 노후 시설 보수 차원도 있지만 규모나 범위로 볼 때 러시아와의 철도 교통량이 크게 증가할수 있다는 기대를 반영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은 하산 철도가 북한 군수품의 러시아 이전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여겨왔다.
위성 이미지 상에서는 아울러 지난 3일 기준 225대의 열차가 목격됐으며 창고 구역 인근에는 철도 노동자들을 위한 임시 숙소로 개조된 열차도 눈에 띄었다.
남쪽의 철도차량 서비스 시설에서는 유류 등을 운반하기 위한 탱크 차량 3대가 정비 중인 장면도 포착됐다.
비욘드 패럴렐은 정비 시설이 올해 대부분 가동 중인 것으로 관찰됐는데 이는 철도 차량 사용이 증가했음을 시사한다고 짚었다.
또 창고 남측 석유 하역 시설에 최소 7대의 탱크 차량이 관찰된 것으로 볼 때 러시아에서 북한으로 석유가 지속적으로 전달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이어 2002년부터 방치됐던 하산 철도 시설 동쪽의 창고시설이 지난 10월 말에서 11월 초 사이 철거됐다는 점을 짚으며 북러 철도 무역 확대 계획과 연관이 있거나 두만강을 가로지르는 교량 건설을 위한 준비 작업의 일환일 수 있다고 봤다.
북한과 러시아는 지난 6월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 체결을 계기로 두만강을 가로지르는 자동차 통행용 교량 건설에 합의한 바 있다.
비욘드 패럴렐은 이 같은 변화가 북한과 러시아 간 군사·경제 관계의 전략적 강화를 보여주는 핵심 지표라고 지적했다.
하산과 두만강을 잇는 철도는 코로나 팬데믹 기간 중단됐다가 철도 화물 운송만 소폭 재개했다.
이후 올해 6월부터는 여객열차를 시범 운영하기 시작했고 이달 16일부터는 정기운행을 재개했다.
북한과 러시아는 올해 들어 여러 차례 고위급 회담을 진행하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6월 북한을 국빈 방문하는 등 부쩍 밀착하고 있다.
양측은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 체결 이후 북한군을 우크라이나전에 파병하는 등 군사 협력에도 속도를 높여왔다.
eshiny@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