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 악화로 고심 끝 제소…"韓 제품보다 30% 저가로 공세"
(서울=연합뉴스) 김동규 기자 = 현대제철이 중국·일본에서 밀려드는 저가 제품으로 경영이 악화하자 반덤핑 제소에 나섰다.
현대제철은 19일 산업통상자원부 무역위원회에 중국산·일본산 열연강판 대상 반덤핑 조사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지난 7월 중국산 후판에 대해 반덤핑 조사를 신청해 무역위 조사가 시작된 데 이어 5개월 만에 열연강판에 대해서도 반덤핑 제소 카드를 꺼낸 것이다.
국내 양대 고로(용광로) 운용 철강사인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올해 들어 중국의 철강업체들이 자국 건설 경기 침체로 소화되지 못한 철강재를 저렴한 가격에 한국으로 밀어내고, 엔저를 등에 업고 가격을 낮춘 일본산 제품이 속속 수입되면서 피해가 늘어나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올해 1∼11월 열연강판 수입량은 약 343만t으로, 이 가운데 중국산과 일본산이 각각 153만t, 177만t으로 전체 수입량의 96.2%를 차지한다.
열연강판은 그 자체로도 사용되지만, 후공정을 통해 자동차용 강판, 강관재, 건축자재 등으로 만들어져 산업 전반에서 사용된다.
이 때문에 국내산보다 가격이 최대 30%가량 낮은 중국·일본산 열연강판의 물량 공세에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반덤핑 조사 신청을 검토해왔다.
현대제철은 지난 10월 3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열연강판 등 제품에 대해 산업 피해 사실관계를 검토하고 있으며 적극적으로 반덤핑 제소를 검토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반면, 동국제강, 세아제강, KG스틸 등 후공정을 하는 중견 제강사들은 수입 열연강판에 대한 관세 부과가 원재료 가격 인상 요인이 되는 만큼 이를 반기지 않고 있다.
이 같은 국내 시장 상황을 고려해 포스코 등은 열연강판 반덤핑 제소에 신중한 입장을 보여왔다.
그러나 현대제철의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작년보다 각각 10%, 77% 감소하는 등 경영 상황이 계속 어려워지자 반덤핑 제소 카드를 꺼낸 것으로 보인다.
무역위는 이날 반덤핑 조사 신청이 접수됨에 따라 신청인 자격과 덤핑 관련 증거에 대한 검토를 거쳐 2개월 안에 조사 개시 결정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dk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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