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채권자 집회서 가결…EOD 사유 수익성 관련 조항 삭제 예정
'6조' 롯데월드타워 담보 신용 보강…CFO "신용 보강 후 채권자 만족"
(서울=연합뉴스) 김아람 기자 = 롯데케미칼이 수익성 악화로 2조원대 회사채의 재무약정 위반이 발생하게 한 특약을 조정해 재무 부담을 덜게 됐다.
롯데케미칼은 기한이익상실(EOD) 사유가 발생한 14개 공모 회사채의 사채관리계약 조항 내 실적 관련 재무 특약 조정이 가결됐다고 19일 공시했다.
이를 위해 롯데케미칼은 이날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각 회사채에 대한 사채권자 집회를 열었으며, 이후 법원 인가를 거쳐 해당 특약은 삭제될 예정이다.
앞서 롯데케미칼은 해당 14개 회사채의 약정 중 3개년 누적 'EBITDA(상각 전 영업이익)/이자비용'을 5배 이상 유지해야 한다는 항목을 충족하지 못했다.
석유화학 업황 침체에 따른 수익성 저하 여파로 지난 9월 말 기준 롯데케미칼의 'EBITDA/이자비용'은 4.3배에 그쳤다.
EOD가 선언되면 사채권자가 회사채 만기 이전에 조기 상환을 요구할 수 있어 회사 측 재무 부담이 커진다. EOD 사유가 발생했던 회사채 발행 잔액은 2조450억원 규모다.
롯데케미칼은 이번에 문제가 된 특약 사항이 수익성 관련 지표로 발행회사 상환능력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는 점을 고려해 조정에 나섰다.
이에 따라 회사 측은 지난달 27일 사채권자집회 공고 이후 특약 조정을 위해 사채권자들과 순차적으로 협의를 진행해왔다.
롯데그룹도 자본시장 안정화를 위해 6조원 이상 가치를 지닌 롯데월드타워를 활용해 은행 보증을 추가하는 등 회사채 신용 보강을 목적으로 주채권은행과 긴밀한 소통을 이어왔다.
특히 롯데월드타워 담보 제공을 통해 롯데그룹은 시장 우려를 불식하고 롯데케미칼 유동성에 문제가 없다는 메시지를 시장에 전달했다.
이날 집회에 참석한 성낙선 롯데케미칼 재무혁신본부장(CFO)은 "신용 보강 이후 채권자 대부분 만족 의견을 냈고, 서면 및 구두 동의 등 90% 이상 사전 동의를 받고 (집회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내년 만기 채권의 경우 주가수익스와프(PRS) 등 자금 조달 계획을 통해 대응할 예정"이라며 "내년 부채비율은 올해 대비 소폭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롯데케미칼은 지난 10월 기준 보유예금 2조원을 포함해 가용 유동성 자금 총 4조원을 확보, 안정적인 유동성을 보유했다.
지난달 회사채 EOD 사유 발생 당시에도 회사 측은 유동성을 충분히 확보해 원리금 상환에 문제가 없다고 강조한 바 있다.
또 대규모 현금 유출이 수반되는 신규 및 경상 투자는 계획 조정을 통해 현금 개선 흐름 개선과 투자 리스크 관리에 힘쓰고 있다.
공장 가동 최적화와 원가 절감을 위한 '오퍼레이셔널 엑셀런스' 프로젝트도 상반기 여수공장에 이어 하반기 대산공장까지 확대 운영 중이다.
아울러 에셋 라이트(자산 경량화) 전략에 따라 저효율 사업 구조조정, 비핵심 사업 매각을 추진 중이다.
지난 10월에는 말레이시아 합성고무 생산법인 LUSR의 청산을 결정했으며 해외 자회사 지분을 활용해 1조3천억원 규모의 유동성 확보를 추진하고 있다.
성낙선 CFO는 "재무 안정성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강조하면서 "자산 매각 등을 검토하고 있으나 상장사인 관계로 구체화하기 이전에는 오픈이 어렵다"고 말을 아꼈다.
ric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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