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단체 "가자에 고의로 물 끊어 대량학살"…이스라엘 "거짓말"

입력 2024-12-20 0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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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단체 "가자에 고의로 물 끊어 대량학살"…이스라엘 "거짓말"
HRW "1인당 물 공급 2∼9L뿐…최소 필요량 15L에 못미쳐"
이스라엘 "수도시설 고치고 공급망 가동 중…노골적 기만"


(이스탄불=연합뉴스) 김동호 특파원 =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전쟁을 치르며 가자지구에 물 공급을 끊은 것은 대량학살(genocide)에 해당하는 범죄 행위라고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가 19일(현지시간) 주장했다.
HRW는 이날 179쪽 분량의 보고서를 내고 "이스라엘 당국은 가자지구 팔레스타인 주민의 기본적인 생존에 필수적인 안전한 식수와 위생시설을 의도적으로 박탈했다"며 "이에 따라 수천 명이 사망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HRW는 가자지구 상황을 파악하고자 팔레스타인 주민 66명, 수도공사 직원 4명, 의료전문가 31명, 유엔 등 국제기구 종사자 15명 등을 인터뷰했다. 또 작년 10월 전쟁이 시작된 뒤 올해 9월까지 현지에서 촬영된 각종 사진과 동영상을 분석했다.
그 결과 가자지구에 공급되는 물은 2021년 하루 한사람당 83리터(L)였지만 전쟁 발발 후 2∼9L 수준으로 급전직하했다고 HRW는 추정했다.
이는 세계보건기구(WHO)가 권고하는 기본적 욕구 충족에 필요한 최소 필요량 50L, 인도주의단체 스피어(Sphere)가 제시한 한계치 15L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이라고 HRW는 지적했다.
HRW는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로 이어지는 수도 공급을 차단하거나 제한하고, 전기를 끊고, 연료 반입을 막은 것 등이 모두 물과 위생시설을 쓸모없게 만드는 결과를 낳았다"며 "이스라엘은 반인륜 범죄인 절멸(extermination)과 대량학살(genocide) 행위에 대한 책임이 있다"고 비난했다.
앞서 인권단체 국제앰네스티(AI)도 이달 초 자체 보고서에서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치명적인 공격을 가해 중요 인프라를 파괴하고 식품과 의약품 등 원조물품의 전달을 막았다며 이를 '대량학살'로 규정한 바 있다.
이스라엘 국방부 산하 팔레스타인 업무조직 민간협조관(COGAT)은 HRW 보고서와 관련해 성명을 내고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물을 의도적으로 무기를 사용했다는 주장은 명예훼손이자 엄청난 거짓말"이라고 반박했다.
COGAT는 현재 이스라엘에서 가자지구로 이어진 수도관 3개가 가동 중이며 평균 1인당 가자 북부에는 107L, 중부 34L, 남부 20L가 공급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수백개의 수도 시설을 수리했으며, 전기선을 고쳐 가자지구 남부 칸유니스의 담수화 시설이 제대로 작동할 수 있도록 했다는 것이다.
COGAT는 "우리는 국제법에 따라 일한다"며 "반대로 말하는 것은 그저 노골적인 기만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d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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