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종전압박 속 "나토가입은 정치 결정" 외교전 지시

입력 2024-12-23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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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렌스키, 종전압박 속 "나토가입은 정치 결정" 외교전 지시
종전 후 재침공 우려…"필요한 모든 수준에서 싸워야 달성"
트럼프, 임기초 푸틴 회동 시사…러, 종전 전 점령지 늘리려 공세


(서울=연합뉴스) 임화섭 기자 =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가입 여부는 정치적으로 결정된다며 외교관들에게 외교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22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키이우에서 자국 외교관들을 만나 "우크라이나가 나토에 초청받아 가입하는 것은 정치적 결정일 수밖에 없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결정이 내려지도록 필요한 모든 수준에서 싸워야만 (나토 가입이라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이 같은 주문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끄는 행정부가 출범하면 곧 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날 것이라는 압박 속에 우크라이나의 향후 안보 난제를 해결할 방안으로 강조됐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이날 보수단체 행사에 참석해 우크라이나 전쟁을 빨리 끝내기를 원한다면서 자신의 임기 초기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만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우크라이나는 앞으로 러시아와 강화조약을 체결하더라도 러시아가 재차 침략할 우려가 있다고 본다.
그 때문에 우크라이나는 미국을 포함한 서방측이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혹은 이와 동등한 형식의 안보 보장을 해줘야만 한다고 촉구한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주에 브뤼셀에서 나토와 유럽연합(EU) 지도자들을 만난 후, 유럽 국가들이 우크라이나 방어를 약속하더라도 미국이 참여하지 않으면 불충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러시아의 침략을 막을 수 있는 진정한 보장은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이라고 역설했다.
젤렌스키가 외교전의 중요성을 강조한 이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러시아 중부 카잔에 드론 공격을 가한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더 큰 보복 공격을 가하겠다고 공언했다.

푸틴 대통령은 화상 연설에서 "누가 어떻게 우리나라의 무엇을 파괴하든 그들은 그들이 우리에게 일으키려고 했던 것보다 몇 배 더 큰 파괴에 직면할 것이며 자기 행동을 후회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는 전날 러시아 타타르스탄 공화국 카잔의 거주·산업 시설을 드론 8대로 공격했다.
러시아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하는 내년 1월 20일까지 최대한 많은 점령지를 확보하기 위해 최근 몇 달 동안 우크라이나 동부 전역에서 공세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자신이 취임하면 우크라이나 전쟁을 "신속하게 종결"할 것이라고 공언해 왔다.
한편 푸틴 대통령은 모스크바를 실무방문한 로베르트 피초 슬로바키아 총리를 22일 만나 "국제적 상황"과 "천연가스 수송 문제"를 논의했다고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이 밝혔다.
피초 총리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정상회담 사실을 공개하면서 러시아는 가스를 계속 공급할 용의가 있지만 우크라이나 측의 태도로 볼 때 내년 1월 1일부터는 공급이 "사실상 불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EU 회원국이며 나토 회원국인 슬로바키아는 그간 우크라이나를 통과하는 파이프라인을 통해 러시아산 천연가스를 공급받아 왔으나, 우크라이나는 올해 연말까지인 계약을 연장하지 않겠다고 밝힌 상태다.
피초는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은 기존 회원국들이 만장일치로 동의해야만 가능하다.
피초가 모스크바에서 푸틴과 정상회담을 한 데 대해 슬로바키아의 이웃 국가인 체코의 얀 리파브스키 외무장관은 "살인자 앞에서 기는 짓"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본격적인 침략전쟁을 개시한 2022년 2월 이래 유럽연합(EU)이나 나토 회원국 지도자가 푸틴과 정상회담을 하는 일은 매우 드물었다.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가 지난 7월 중재 시도를 이유로 내세우며 모스크바에서 정상회담을 했을 때도 강한 비난이 쏟아졌다.
limhwasop@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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