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무제 '실정 반성문' 게재…대만매체 "中, 이코노미스트들 발언 단속 중"
(베이징=연합뉴스) 정성조 특파원 = 중국의 유명 경제 전문가가 시진핑 국가주석을 '풍자'했다는 의혹 속에 개인 소셜미디어 이용을 금지당했다고 대만 매체가 26일 전했다.
대만 중앙통신사에 따르면 중국 중위안은행 소속 런쩌핑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24일 자신의 웨이보(微博·중국판 엑스) 계정에 중국 고대 한나라 황제인 무제의 글 한 대목을 올렸는데, 이후 그의 계정은 '법규 위반'을 이유로 폐쇄됐다.
런쩌핑이 올린 글은 한 무제(기원전 156∼87년)가 사망 두 해 전에 쓴 "짐이 즉위한 이후 망령되고 그릇된 일을 저질러 천하 백성을 근심하게 해 후회막급이다. 오늘 이후 백성을 힘들게 하고 국력을 낭비하는 일을 중단한다"(朕卽位以來, 所爲狂悖, 使天下愁苦, 不可追悔. 自今事有傷害百姓, 靡費天下者, 悉罷之)는 구절이다.
중앙통신은 이 글이 한 무제가 신하들에게 공개적으로 자기 잘못을 반성하는 내용이지만, 런쩌핑의 소셜미디어에 게시된 뒤에는 시 주석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됐다고 설명했다.
런쩌핑의 웨이보 계정이 폐쇄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올해 10월 중순 '사모펀드 거물'로 알려진 선전 동방강완투자의 단빈 회장과 중국 주식시장을 놓고 논쟁을 벌인 바 있는데, 당시 두 사람의 계정이 모두 정지됐다.
그 논쟁에서 단빈 회장은 주식시장 리스크를 경고했으나 런쩌핑은 중국 증시에 낙관적 입장을 취했었다.
중앙통신은 중국 당국이 증권업계 이코노미스트들에게 '긍정적인 경제 논평'을 압박하는 상황 속에 런쩌핑 계정도 덩달아 폐쇄가 이뤄졌다고 짚었다.
중국증권업협회는 지난 18일 회원사들에 보낸 '업계기관의 수석이코노미스트 자율 관리를 더욱 강화하기 위한 통지'에서 각 수석 이코노미스트의 평판과 관련해 위험관리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침을 내렸다.
협회는 특히 "수석 이코노미스트가 개인의 부적절한 언행으로 일정 기간 여러 차례 평판 위험 사건을 일으키거나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킨 경우 중징계에서 해고까지 해야 한다"고 했다.
xin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관련뉴스